[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카페24가 올해 1분기 실적 부진과 경쟁 심화로 성장성에 대한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페24에 대한 부정적인 해석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으며 성장 둔화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결국 내년도 수익 성장 여부를 좀 더 확인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 카페24 주가, 70% 이상의 가격 조정…"1분기 실적 부진과 경쟁 심화 우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페24의 주가는 작년 7월 16일 최고가인 20만4600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올해 들어 5만4300원까지 떨어졌다.
카페24는 쇼핑몰 구축부터 해외 마케팅까지 온라인 비즈니스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축된 쇼핑몰의 매출 일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플랫폼 기업이다.
작년에는 신규 온라인 쇼핑몰의 60~70%가 카페24를 통해 구축됐다.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다는 점에서 성장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작년 상장 이후 외국인 역시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이는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글로벌기업 쇼피파이(Shopify)의 성장세 덕분이다. 쇼피파이는 설립 10년 만에 175개국 60만 개의 쇼핑몰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페24는 한국의 쇼피파이로 주목받으며 외국인들이 30% 이상 지분을 확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현재 외국인 지분율은 21.4%까지 줄어들었다.
◇ 1분기 어닝쇼크…거래액 성장이 국내 온라인쇼핑 성장 수준에 미치지 못해
이같은 기대는 올해 들어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9.4억원으로 전년동 기 대비 37.5% 감소해 시장 기대치인 55억원을 하회했을 뿐 아니라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외형 성장을 가장 주목해왔던 만큼 거래액 성장률 부진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성장성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거래액(GMV)은 전년 대비 15.2% 증가한 2.1조원을 기록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시장 성장률 17.4%를 또 한 번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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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신한금융투자) |
◇ NHN고도몰, 메이크샵 등의 적극적인 시장 확대…경쟁심화 우려도 요인
올해 들어 나타나고 있는 경쟁심화도 우려요인이다.
카페24와 유사한 사업구조를 보유한 국내 기업은 NHN고도와 메이크샵으로 알려진 코리아센터다.
NHN고도는 대표상품인 고도몰5을 통해 쇼핑몰 제작, 운영, 분석, 튜닝 등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SNS 인플루언서 1인 마켓이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쇼핑몰 솔루션 ‘샵바이(shop by)’를 런칭했다.
인스타그램과 연동할 수 있고, 페이코와 네이버, 카카오톡, 페이스북을 통한 간편 로그인 기능을 지원해 편리하게 쇼핑몰 회원가입과 접속이 가능하다. NHN한국사이버결제를 비롯해 간편결제 페이코(PAYCO)등 결제 시스템 서비스도 연계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NHN고도는 에이컴메이트를 자회사로 편입해 국내와 중국 커머스 플랫폼 사업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리아센터는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하면서 카페24의 매출 성장(16%)을 뛰어넘었다. 가격비교사이트인 에누리를 운영하는 써머스플랫폼을 인수해 관련 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액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코리아센터는 물류와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인 몰테일을 중심으로 해외직구판매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카페24 역시 국내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역직구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경쟁 부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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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센터(메이크샵)의 2018년 실적 (자료=연결감사보고서, 전자공시시스템) |
◇ 인스타그램의 인앱서비스 출시…쇼핑몰 구축 없이 제품 판매 가능
무엇보다도 인스타그램이 앱 안에서 직접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인앱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이에 따른 카페24의 매출 부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작년 6월부터 국내에 쇼핑 기능을 도입했으며 카페24는 인스타그램 전용 툴 개발을 통해 대응해 왔다. 인스타그램의 인앱서비스는 SNS기업의 개인 쇼핑몰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쇼핑몰을 구축하지 않고 개인 인지도를 통해 상품 판매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는 카페24에게는 부담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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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의 인앱서비스 (자료=인스타그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카페24가 앞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카페24는 이용자의 충성도, 락인효과가 가장 크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유효 계정수 16만개를 대상으로 사업 영역이 다각화되고 있는 만큼 외형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비용증가에 따른 단기적인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며 수익성 증가는 내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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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24의 주가흐름과 이슈 (자료=NH투자증권) |
NH투자증권은 카페24에 대한 부담요인은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으며, 성장 둔화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카페24의 실적은 이미 흑자로 돌아섰고,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고객사의 락인(Lock-in) 효과와 비즈니스 확장성은 높은 기업가치 수준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