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KDB인베스트먼트 출범 기자간담회
"대우건설 핵심역량 강화해 밸류업…향후 KDB인베스트먼트도 민영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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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열린 KDB인베스트먼트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에너지경제) |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대우건설 구조조정 방향은 기초체력인 펀더멘털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여 시장이 원하는 회사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매각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 잠재 매수자들이 원하는 형태로 기업이 만들어지면 원매자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17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열린 KDB인베스트먼트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대우건설 매각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보다는 대우건설을 ‘시장이 원하는 회사로 만들어가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M&A를 서두르다 보면 그르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매각일정을 따로 잡아두지 않았다"며 "대우건설이 과거의 자존심과 영광을 회복하면 자연스럽게 매수자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재차 말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이 취득한 출자회사 주식을 인수해 구조조정 등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에서 지난 4월 설립됐다. 지난 16일 공식 출범했으며, 가장 먼저 첫 번째 대상자인 대우건설 기업가치 제고에 전념할 계획이다. 현재 이 대표를 비롯해 컨설팅, 회계법인 출신, 대기업 전략 출신, M&A 전문가 등 총 13명으로 조직이 구성됐다. 이 대표는 "서로의 업무가 중복되지 않고 보완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을 영입했다"며 "향후 신규 자산 이관 등에 따라 20여명 이상으로 인원을 확대할 계획인데, 가급적 컴팩트한 조직으로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대우건설에 대해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기업들의 구조조정 핵심은 잘하고 있고 경쟁력 있는 것이 무엇이고, 경쟁력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따져 보는 것"이라며 "대우건설의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보고 있다. 앞으로 잘하는 것 위주로 하려고 한다"고 했다.
아울러 대우건설 내 조직문화 개선이 중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계속 주인이 바뀌는 과정 등을 거치며 대우건설 내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다"며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가 필요한 만큼 회사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질일 수 있는 제도나 시스템, 토대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우건설 직원들이 자발적인 의식을 가지고 참여를 하면 빠르게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조만간 특수관계인 신고를 하고 대우건설 주식도 살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KDB인베스트먼트와 기존 산업은행 매각 절차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점을 지목했다. 그는 "은행은 순환보직인 만큼 관리 직원이 자주 바뀐다"며 "관리 철학이나 방식은 그대로겠지만 사람이 바뀌면 많은 게 바뀌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은행이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어 국정감사 등 각종 감사를 받아야만 하는데, 이같은 요인은 굉장히 유연하고 역동적인 관리가 필요한 사기업을 관리하는데 여러 장애로 작용한다"며 "특히 대우건설은 더 이상 매각 과정에 실패가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밸류업을 하기 위해 KDB인베스트먼트라는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산업은행이 가진 자산을 모두 이관받는 것은 아니다. 그는 "산업은행이 직접 할 것은 하고, 지분 이관을 했을 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는 것을 KDB인베스트먼트가 하게 되는 것"이라며 "특히 지분이 작고 여러 채권단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에 대해서는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에 이어 하반기 중 두 번째 자산이관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시장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을 강조했다. 밸류업 과정이나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이슈 등 상업 외적인 요인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앞으로의 주요 과제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기업 부실 요인을 제거하고 시장에 돌려주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이밖의 사회적 구조조정은 이와 별개로 다른 기제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DB인베스트먼트 모습 또한 점차 시장 쪽으로 이동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향후 산업은행이 KDB인베스트먼트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KDB인베스트먼트에서 중요한 것은 큰 수익률을 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역할은 대우건설을 비롯한 향후 편입할 자산의 시장 주가를 올리고 시장 매각까지 성공하는 것"이라며 "잘 한다고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