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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17일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사내 체육관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지난 수년간 불황을 딛고 최근 선박 수주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던 현대중공업이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가 조합원 재적 대비 59.5%(투표자 대비 87%)의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6년 연속 임금 관련 파업이다. 이에 따라 최근 법인분할 주주총회 전후로 틀어진 노사 관계가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 노조 59.5% "파업 찬성" 가결

17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3일간 치른 올해 임금 협상 교섭 관련 파업 투표가 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앞서 올해 임금 협상에서 사측 교섭 위원 대표성 문제로 지난 5월 2일 상견례 이후 교섭을 열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자 파업 투표에 들어갔다. 노조가 교섭 난항을 이유로 지난달 25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했고, 중노위가 교섭 위원 대표성 문제는 조정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자 이달 16일 교섭이 재개됐다.

노사가 사실상 상견례를 다시 하고 교섭이 본격화하는 분위기이지만 노조는 이번 파업 투표 가결로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과 관련해 기본급 12만 3526원(호봉 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한 상태다.

조선소

사진=연합


◇ 원·하청 공동 투쟁…새 변수

이번 투표 기간 파업 찬반과 별도로 사내 하청 노동자만 참여하는 ‘하청 요구안’ 투표도 가결됐다. 1만 100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하청 노동자 가운데 2209명이 참여해 2188명이 찬성했다. 찬성률이 99%에 이른다.

하청 요구안 투표는 최근 수년간 정년·희망 퇴직 등으로 조합원 수가 5000명 정도 감소하자 노조가 하청 노동자에게 조합원 가입 자격을 주고 조합 가입 운동을 벌여오면서 투표 참여 인원이 관심사였다. 노조는 앞서 노조에 가입하는 하청 노동자가 2000명을 넘으면 올해 임금 교섭에서 사측에 원·하청 공동 교섭을 요구하고 하청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원청 교섭도 마무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청 요구안 투표가 가결되면서 노조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단 가입 운동을 벌이고 원·하청 공동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청 노동자의 신규 조합원 수가 2000명을 넘기면 올해 교섭에서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청 요구안은 하청 노동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학자금, 명절 귀향비, 휴가비, 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동일한 유급 휴가·휴일 시행 등을 담고 있다.

◇ 법인분할 촉발 갈등…경색 우려

올해 교섭이 본격화하면 임금 협상뿐만 아니라 징계 문제 등을 놓고 노사 협상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경색된 노사 관계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 관계가 경색된 것은 앞서 올해 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의 합병과 법인분할이 논의되면서부터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에 따른 현대중공업 법인 분할과 중간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위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회사는 대우조선 인수 후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만들고 그 자회사로 신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두기로 했다. 한계 상황에 직면한 현재의 위기를 인수합병(M&A)을 통해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시각이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자회사인 신설 현대중공업이 대부분의 부채를 떠안는다며 반대했고, 회사는 노조가 주총 반대·무효화 투쟁 과정에서 생산 방해, 폭력 행위 등을 한 것에 책임을 물어 조합원 4명을 해고하고 600명 가량을 대상으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또 노조 간부 등 90여 명을 고소·고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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