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랐는데'...韓 '깜짝' 금리인하에도 코스피 잠잠...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7.18 16:03

글로벌 경기둔화-무역분쟁 등 대외리스크에 투자심리 꽁꽁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후행적 인하...7월 FOMC 회의 주목"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한국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했음에도 국내 증시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하면서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난항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와 일본 수출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37포인트(0.31%) 내린 2066.55에 마감했다. 전일 0.91% 내린 2072.92로 거래를 마친 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는 174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투자자와 외국인은 각각 1000억원, 698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를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약보합세였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11% 오른 4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0.13%), 현대차(0.37%), LG화학(0.85%) 등도 강세였다. 반면 셀트리온(-2.17%), 현대모비스(-1.49%), 포스코(-0.85%) 등은 약세였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1.13포인트(0.17%) 내린 665.15에 마감했다. 기관은 365억원어치 내다팔았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22억원, 93억원어치 사들였다.

이렇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당초 시장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국내 증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한은이 연준에 앞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사례가 없는 만큼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다음달 중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그러나 한은은 성장과 물가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약하게 나타난 만큼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날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이 금리 방향을 바꾼 것은 작년 11월 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올린 지 8개월 만이다.

한은의 선제적인 조치에도 이날 코스피가 무덤덤한 모습을 보인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각종 대외적인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하는 등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중국을 대상으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하는 등 양국 간 협상이 또 다시 난항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따른 불안심리 역시 국내 증시를 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국내 증시는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준금리 인하 시사 발언으로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7088.08에 거래를 마쳐 사상 처음으로 2만7000선을 돌파했다. 다음날인 12일에는 다우지수(27332.03)는 물론 S&P 500(3013.77), 나스닥 지수(8244.14) 등 세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탔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용 금리인하인 미국과 달리 국내 기준금리 인하는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후행적 인하였다는 점에서 주식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며 "금일 한국 금통위보다는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물가 판단에 따른 추가 금리인하 가시화 여부가 증시에는 더 중요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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