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단순 투약목적, 반성하고 있는 점 고려"...'초범' 아닌 황씨에 집행유예

2015년부터 검찰 '봐주기 의혹'...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특혜 논란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 씨(사진 왼쪽)와 박유천 씨.(사진=연합)


마약 혐의로 기소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와 옛 연인인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가 잇따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자유의 몸'이 되면서 국민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황 씨의 경우 2015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다른 공범과 달리 황씨만 무혐의 처분을 받아 검찰의 '봐주기' 의혹이 불거지는 등 초범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집행유예를 받은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수원지법 형사1단독 이원석 판사가 18일 선고 공판에서 황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이유는 비교적 간단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수회에 걸쳐 지인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고 향정신성 의약품을 복용했지만, 매매는 단순 투약 목적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두 차례의 다른 전과 빼고는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판결 말미에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이후더라도 다시 마약류 범죄를 저지르면 어느 재판부가 됐든 실형을 선고할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 말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황 씨의 마약 혐의가 '초범'이 아닌데다 과거에도 계속해서 검찰의 '봐주기' 의혹이 있었다는 것이다. 

황 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난 것은 2015년이었다. 당시 황씨는 서울 강남에서 대학생 조모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2015년 11월 이 사건에 연루돼 입건된 인물은 황씨를 비롯해 총 7명이었다. 그러나 수사를 담당한 종로경찰서는 별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7년 6월 황 씨를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황 씨는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조모씨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작년 10월, 경찰은 황 씨가 마약을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황 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2차례 기각되고 황 씨에 대한 조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등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올해 4월 수원지법 연선주 판사는 황 씨에 대해 "도주의 우려가 있어 구속할 필요성이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황 씨는 이번에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검찰은 황 씨에 대해 항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고형이 구형량(징역 2년)의 2분의 1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내부 기준에 따라 항소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황 씨와 검찰 양측이 일주일 안에 항소하지 않으면 형은 이대로 확정되는 만큼 황 씨의 이번 마약 혐의 역시 '용두사미'로 끝나게 됐다.

(사진=연합)


마약을 투약하고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은 황 씨 뿐만이 아니다. 황 씨와 함께 마약 혐의로 기소된 박유천 씨 역시 이달 2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구치소에서 풀려났다. 박 씨가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 집행유예의 이유였다. 당시 박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검찰은 1심 선고형이 구형량의 2분의 1 이상이고 박 씨가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항소를 포기했다. 

법 위에 권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경찰은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에 대해 의혹이 불거진 지 한참이 지난 이달 17일에서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빅뱅 전 멤버 승리 역시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클럽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잇따라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됐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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