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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기준금리 인하...미국-유럽-일본도 가세할듯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힘입어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경기 호조에도 이달 말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밝히면서 신흥국 역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이 한층 수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국부터 남아공까지...글로벌 완화정책 사이클 ‘신호탄’


전문가들은 최근 한국,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를 글로벌 완화정책 사이클의 도입부로 진단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제 상황 급변을 들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3년 1개월 만에 내렸다.

같은 날 인도네시아도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한다며 기준금리를 6.00%에서 5.75%로 1년 10개월 만에 인하했다.

남아공도 같은 날 국내외 경제성장 둔화를 우려해 기준금리를 6.75%에서 6.5%로 1년 4개월 만에 내렸다.

이주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ING은행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프라카쉬 사크팔은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완화 사이클의 시작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이들 신흥국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입어 금리 인하로 경기를 떠받칠 기회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흥국들이 먼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자칫하다 자본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유출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확실한 완화 신호를 보내자 신흥국들도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연준의 완화 기조가 선명해진 올해 4월 이후 호주, 뉴질랜드, 인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사크팔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선진국 금리 인하 전망 때문에 힘을 얻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연준의장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P/연합)


◇ 연준 이달 말 기준금리 인하 유력...ECB도 금리인하 ‘만지작’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은 한층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오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행 2.25∼2.50%인 기준금리의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이달 말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고 거듭 시사했다.

미국 경제지표에서는 아직 경기침체와 같은 심각한 위험이 감지되지 않지만 날로 커지는 통상갈등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부진의 파급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인 유로존의 통화정책을 관할하는 ECB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시점도 머지않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유럽은 아시아와 함께 경기둔화로 신음하는 핵심 지역으로 거론된다.

IMF는 최근 유로존 연례보고서에서 통상마찰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등을 거론하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제시했다. 이는 작년 1.9%보다 무려 0.6%포인트 낮은 수치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ECB가 이르면 올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연준의 완화정책 때문에 유로화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도 ECB가 금리를 인하해야 할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인 일본은행도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제조업 부진에 직면해 완화정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지난 19일 발표된 일본의 올해 6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2017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만큼 통화정책을 펼쳐 경기를 추가로 부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이달 29∼30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현재 일본은 단기 정책금리는 -0.1%, 10년물 국채금리는 0%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 17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달 회의에서 결정이 나오기 직전까지 전개되는 경제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국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인민은행이 소규모 기업들을 위한 대책을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인민은행도 뒤를 따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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