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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최종 수혜자 이재용 부회장 겨냥한 수사 차질...다음달 검찰 인사까지 맞물려 난항

김태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운데)가 20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민병무 기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해 검찰이 분식회계 혐의로 청구한 두번째 구속영장도 기각됨에 따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법원이 "주요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수사 ‘본류’인 분식회계 혐의 자체에 의문을 던진 터라 최종 책임자를 향해 가던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체면을 구긴 검찰은 김 대표에 대해 세번째 영장 청구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이 전날인 20일 김 대표 등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유는 "주요 범죄 성부(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수집이 돼 있는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과 삼성바이오 양측은 대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크게 다투지 않았지만 ‘죄가 되는지’를 놓고는 해석이 크게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회계기법에 관한 이야기일 뿐, 본질적으로 기업의 실질가치를 고의로 훼손시킨 분식회계가 아니다"란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런 주장에 대해 ‘사실상 분식회계를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그대로인데 회계방식 변경이라는 꼼수를 통해 자본잠식을 피한 것 자체가 분식회계란 것이다.

검찰은 법원의 영장기각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김 대표에 대한 세 번째 영장 청구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혐의의 중대성, 객관적 자료 등에 의한 입증의 정도, 임직원 8명이 구속될 정도로 이미 현실화된 증거인멸, 회계법인 등 관련자들과의 허위진술 공모 등에 비춰 영장 기각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추가 수사 후 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김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전·현직 그룹 수뇌부들을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분식회계 최종 수혜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지목되는 만큼, 검찰은 이 부회장에 대한 직접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윗선으로 가는 첫 번째 길목부터 벽에 가로막히며 수사 진행 속도나 입증 계획에도 일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사팀 중 상당수가 다음 달로 예정된 검찰 간부 인사 대상자에 포함된 점과 일본 정부의 대 한국 수출 규제가 강도를 높이는 상황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계속 진전해 나가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며 "더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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