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열요금 줄줄이 인상, 전기요금은 요지부동...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7.29 15:28

매년 인상요인 반영 조정하지만...한전은 적자 불구 '한시적 인하'

"결정 권한 없지만 개편안 마련중"

전문가 "향후 전기료 폭등할수도"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도시가스요금과 열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요금 만큼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7∼8월 동안에는 누진제 인하로 요금이 인하됐다. 한전이 1년 넘게 적자를 기록하는 등 인상요인이 충분한 만큼 전기요금에도 동일한 공공요금 산정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최근 8월 1일부로 지역난방 열요금을 사용요금 기준 3.79%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전용면적 84제곱미터(㎡) 기준 지역난방 아파트의 난방비는 월평균 약 1800원 오른다. 지역난방공사는 매년 7월 지역난방의 주요 연료인 도시가스 요금, 연료비와 사용요금 간의 차이, 이외의 변동요인 등을 반영해 요금을 조정한다. 올해는 도시가스 요금 인상, 연료비와 사용요금 격차 조정, 에너지 세제개편에 따른 연료비 인하 등을 반영, 인상률을 산정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심의를 요청해 인가를 받았다.

한편 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회사창립 이후 가장 많은 226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공사는 올해도 액화천연가스(LNG)가격이 전년보다 15% 정도 오르면서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3.5% 감소했다. 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해 왔던 원가 절감 노력을 더욱 강화해 열요금 인상 요인을 최소화 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시가스요금도 7월부터 4% 이상 인상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일 8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4.5%(서울시 소매요금 기준)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도 월 1330원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상으로 도시가스요금은 지난해 7월 4.2%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오르게 됐다. 산업부는 전년도에 발생한 미수금 해소를 위한 정산단가 인상요인(4.9%포인트)과 가스공사 총괄원가 감소에 따른 도매공급비 인하요인(△0.4%포인트)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요금인상에 따라 도시가스 전 용도 평균요금은 8일부터 현행 메가줄(MJ) 당 14.58원에서 0.65원 인상된 15.24원으로 조정된다.


◇ 전기요금, 인상요인 가장 많지만 반영 안 돼


한편 전기요금은 정부의 탈(脫)원전,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전환, 한전공대 설립 등 여러 정책과 함께 1년 넘게 적자를 보는 등 인상 요인이 충분함에도 전혀 인상될 조짐이 없다. 이낙연 총리, 성윤모 장관 등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줄곧 ‘현 정부 임기내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한전은 3000억 원대의 추가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올 1분기에도 영업적자 6299억원, 당기 순손실 7612억원을 기록했다.

한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공공요금은 매년 상반기 총괄원가가 나오면 이를 기재부에 제출해 요금을 조정하게된다"며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한전도 똑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요금들은 인상요인이 반영되는데 전기요금은 왜 안되고 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결정은 한전이 아니라 정부에서 하는 만큼 뭐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갑 한전 사장은 취임 후 줄곧 연료비 연동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한전 이사회도 올해 누진제 완화를 결정한 이사회에서 ‘전기요금 개편안을 2019년 11월 30일까지 마련하고, 2020년 6월 30일 까지는 반드시 정부의 인가를 받을 것’이라고 명시했지만 산업부는 ‘협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정부가 왜 굳이 논의한 바 없다고 발표했는지 모르겠다"며 "어쨌든 한전은 계획대로 요금개편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안된다 하더라도 이대로라면 언젠가 폭등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한전이 과거처럼 온전하게 공기업이라면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할 수 있지만 한전은 국내외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라며 "공공자금을 투입해 적자를 만회하면 해외주주들에게 돈을 퍼주는 격이 되며 그렇게되면 우리 다음세대는 엄청 비싼 전기요금을 떠안을 수밖에 없으며 이번 정부 임기내에 전기요금을 안올린다고 결코 좋은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기요금은 전기사업법상 매년 실제비용(총괄원가)을 고려해 조정해야 하고 한전법에도 ‘한전은 적정이윤을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계속 해야 하기 때문인데 그걸 지금 깎아먹고 있어 현 정부 이후 전기요금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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