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율촌화학, 제품 국산화 가능성-너무 높은 기대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7.30 15:00

[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율촌화학은 모회사인 농심 라면 포장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자체적인 생산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소재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최근에는 일본 IT 소재 관련 수출 제재에 따른 관련 제품 국산화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율촌화학이 이차전지 파우치셀 생산업체로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이차전지 파우치셀을 생산하는 기업은 율촌화학이 유일하다.

다만 율촌화학은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대형 이차전지 파우치셀이 아닌 모바일용 제품에 집중됐다. 이에 국산화에 대한 정부와 기업 의지에 따른 그 가능성과 기대감은 높지만 이에 따른 주가 급등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농심 라면 포장재 생산업체…관련 기술 바탕으로 전자소재사업 진출


율촌화학은 모회사인 농심으로 포장재, 필름, 골판지를 납품하는 포장사업부와 필름 기반 소재 코팅 제품을 생산하는 전자소재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포장사업은 72.6%, 전자소재사업 27.4%이다.

작년 실적은 매출 4897억원, 영업이익 177.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218억원, 영업이익 5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2.6%, 7728.6% 증가했다. 유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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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촌화학의 사업별 매출 비중 (자료=전자공시시스템, 2019년 1분기 기준)


◇ 포장사업,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유가 변동에 따라 영업이익률 결정


포장사업부는 대표적인 소비재 사업으로 주 거래처인 농심의 견조한 시장 지위와 함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원가구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제품인 PP레진과 PET 필름은 유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유가가 급상승하는 시기에는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는 경우에는 영업이익률이 개선된다.


◇ 전자소재 지속적인 투자…디스플레이·터치패널 활용 높아지며 성장성 기대

한편 율촌화학은 자체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자소재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율촌화학의 전자소재사업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TSP에 사용되는 OCA(광학용투명접착필름)와 IT기기 터치패널이 들어가는 ITO(인화인듐주석산화물), PET, 이형점착재 등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됐다.

디스플레이와 터치패널 등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성장기회가 존재하고 있지만 주요 고객사의 수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은 것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7년 율촌화학의 전자재료사업은 모바일 고객사의 선전으로 전제 영업이익 403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인 210억원을 기록하는 등의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작년에는 모바일 판매 부진과 원재료인 PP 레진 가격 상승으로 부진을 경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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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신용평가)


◇ 일본의 수출 제재에 따른 국산화 의지 높아져…"이차전지 셀파우치 국산화 기대"


현재 증시 투자자들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은 이차전지 셀파우치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2017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차전지 셀파우치 활용 분야는 리튬폴리머전지 응용분야인 휴대폰과 태블릿, 노트북, 전동기기, 전기자전거 및 스쿠터가 있으며 최근에는 장시간·고출력 특성을 요구되는 전기차와 ESS(전기에너지저장장치)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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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고기능성 리튬폴리머이차전지 봉지재(김기일)"

소형 IT 디바이스용 리튬폴리머전지의 핵심부품별 원가의 상대 비율을 살펴보면 2013년 분석 기준으로 이차전지 셀파우치의 가격 비율은 이차전지 전체 소재가격의 11.5%를 차지하고 있다.

이차전지 셀파우치는 여러 장의 필름을 접착하는 방식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접착력이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는 일본 업체의 경쟁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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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그림은 2015년 기준 공급 현황)

이차전지 셀파우치 생산기업은 일본의 DNP, 쇼와덴코, 율촌화학 등이다. 이 중 DNP사와 쇼와덴코사가 전체 수요의 80%를 공급하는 독과점체제다. 특히 DNP사는 이차전지 셀파우치 선두 업체로 국내 이차전지 생산기업인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대부분 DNP 제품을 적용하고 있다.


◇ "전기차 및 ESS 제품 매출은 아직 없어"…"주가 변동성 확대는 주의해야"


국내 기업의 경우 이차전지 셀파우치 생산업체는 율촌화학이 유일하다. 국내 이차전지 주요 생산업체들이 높은 수준의 품질을 요구하면서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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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셀파우치에 대한 율촌화학의 R&D 상황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증권가에서는 최근 율촌화학과 국내 주요 이차전지 업체와의 접촉으로 대형 이차전지에 대한 파우치셀 생산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생산 및 공급 진행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율촌화학의 이차전지 셀파우치는 대부분 중국 시장 내 모바일 고객향이며 이 분야에서 DNP 등 일본업체 등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기차나 ESS 관련 2차전지 중대형 셀파우치 시장은 아직 대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주가 상승은 기대감이 먼저 가파르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율촌화학이 포장재 부문 같이 안정적인 사업을 바탕으로 연간 250억~300억원 규모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2년 단위로 600억원대 규모의 설비 투자가 투입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율촌화학의 실적 전망치는 존재하지 않아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10% 성장을 가정한다면 올해 실적 기준 PER(주가 수익비율)은 23배 수준이다. 이는 일반 소비재의 평균 PER인 15.1배나 IT전자부품의 11.9배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차전지 중대형 셀파우치 양산 가시성이 발생하기 전 기대감에 의한 주가 급등은 변동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보수적 대응이 바람직하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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