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미국에 발붙일 곳 없다"...추가조치 필요성 시사, 구체적 내용은 함구
▲(사진=AP/연합) |
이번 주말에만 2건의 총기참사가 발생하면서 미국 내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오전 총기 난사 재발 방지 등을 위한 성명을 발표한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서 주말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증오는 우리나라에 발붙일 곳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으며 크리스토퍼 레이 FBI(연방수사국) 국장, 양쪽 주(텍사스와 오하이오) 주지사들과도 얘기했다"며 "우리는 많은 일을 하고 있으며, 법 집행 기관 관계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지금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회 인사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우리가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많은 일이 지금 당장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10시쯤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며 "우리는 (총기 난사가) 멈춰지도록 해야 한다. 이는 오랫동안, 수십년간 계속돼왔다. 우리는 이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총기 규제법과 관련해 어떤 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는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러나 더 많은 것들을 해야 한다"고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성명을 통해 그동안 소극적 입장을 보여온 총기 규제 이슈와 관련해 구체적인 총기 난사 재발 방지책 등을 발표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당장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며 대선 국면에서 대대적인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 주자 중 선두를 달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엘패소의 대형 쇼핑몰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총기 난사로) 희생되고 지역 사회가 찢어져야 하는가"라며 "우리가 행동에 나서 만연한 총기 폭력을 끝낼 시간이 지났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텍사스 엘패소와 오하이오 데이턴 주민들에게 우리의 애도를 표한다. 그들은 믿기 힘들 정도로 좋은 사람들이며 많은 것을 겪었다"며 법 집행기관 관계자들의 현장 대응을 치하했다.
그러면서 "이는 끔찍했지만, 훨씬 더 나쁠 수 있었다"라고 말해 법 집행 기관 등의 신속한 대응으로 추가 인명 피해를 막았음을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에 대한 애도 표시로 오는 8일까지 백악관을 비롯한 관공서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조기 게양 지시 사실을 전하면서 이번 총기 난사를 '이루 말할 수 없는 악의 행동(unspeakable act of evil)'으로 규정하며 "멜라니아와 나는 피해받은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텍사스주의 국경도시 엘패소의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20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친 데 이어 이날 새벽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오리건지구에서도 총기 난사로 용의자를 포함해 10명이 숨지고 최소 26명이 부상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