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보복에...LG화학, SK이노 내민 손 잡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06 13:52

일본 제재 불안 속 SK이노베이션 "경쟁사에도 분리막 공급하겠다"

LG화학, 일본산 의존도 50%…구매처 다변화 ‘절실’

삼성SDI, "공급망 다변화 덕에 크게 부담 느끼지 않아"

▲SK이노베이션은 2016년 전기차 배터리 등 리튬이온이차전지의 핵심소재인 분리막 사업을 세계 1위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현재는 글로벌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가운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경쟁사에 부품을 납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배터리 업체간 냉랭한 기류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이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서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전 산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배터리 4대 핵심부품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추가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분리막의 수출규제가 현실화 되면 국내 기업들은 성장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공조가 절실하다.

LG화학은 도레이로부터, 삼성SDI는 아사히카세이로부터 각각 분리막을 공급받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일본 외에도 국내 중소업체와 중국의 상해은첩 등에서 분리막을 공급받으며 도입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수입 차질로 혼란이 발생하면 대체 수입처를 적기에 확보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LG화학은 중국산 분리막 비중을 50% 내외로 높였으나 중국산 제품의 품질이 낮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한·중간 정치적 리스크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다.

이런 가운데 최근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일본 분리막 업체들이 한국 수출 제한에 나선다면 경쟁사라 하더라도 한국 배터리 업체에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당분간 화해모드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일본 아사히카세이에 이어 글로벌 2위의 분리막 생산 업체다. 2004년부터 분리막 시장에 진출한 SK이노베이션은 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 4월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분할 설립했다. 이 회사는 현재 연간 3억6000만㎡ 수준을 생산하고 있다. 오는 10월 충북 증평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5억3000만㎡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품목별 대응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힘들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만약 두 회사가 공조 할 경우 인력 탈취를 통한 핵심기술 유출과 관련해 벌이는 소송전도 휴식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에 SK이노베이션을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건으로 제소했다.

한편 미쓰비시의 음극재, 도레이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삼성SDI는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모두 국내에서 조달하는 비중이 높다"며 "일본에서 공급 받는 소재도 있지만 규제로 인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정도로 비중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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