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5달째 ‘경기부진’ 판정…"日규제·美中갈등에 상황악화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07 15:06

반도체 중심 설비투자 부진 지속 가능성
전문가설문 올 GDP 성장 2% 머물 것 예상


KDI 경제동향 주요지표 증감률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다섯달 연속으로 "경기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또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 등 통상마찰이 심화하며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8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투자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에 대해 ‘둔화’라고 진단하다가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6월 전산업생산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1% 줄면서 5월 1.2%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KDI는 "광공업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2.9%)하고 서비스업생산은 소폭 증가(0.1%)에 그친 가운데 제조업평균가동률도 낮은 수준(71.9%)에 머무르는 등 경기 전반의 부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6월 소매판매액은 1년 전보다 1.2% 증가했다. 전월(3.4%)보다 낮은 수준이다. KDI는 대내외 수요가 둔화하며 내구재 판매가 감소(-1.9%)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와 수출 부진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한 6월 설비투자는 9.3% 감소했다. 특히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가 전월(-25.5%)에 이어 18.3% 줄어드는 등 반도체 산업 관련 설비투자가 크게 부진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자본재 수입액이 지난달 13.5% 감소한 점도 부정적인 신호다.

7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44.7% 감소해 전월(-34.0%)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KDI는 "앞으로도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가운데 주택 관련 선행지표 감소세도 이어졌다. 주택착공 감소 폭이 기저효과 등으로 축소됐지만, 주택인허가는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주거 건축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KDI는 내다봤다.

7월 수출은 반도체(-28.1%)와 석유화학(-12.4%) 등을 중심으로 감소해 1년 전보다 11.0% 줄었다. 노동시장과 관련해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세가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다섯 달째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더 악화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라며 "환율조작국 지정으로 비화한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등 통상마찰이 심화하면서 우리 경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내년 GDP 2.2% 성장 전망

한편 경제 전문가 18명에 대한 KDI의 설문조사 결과, 올해 국내총생산(GDP)은 2.0%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수요 위축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을 반영해 지난 4월 설문조사(2.2%) 때보다 0.2%P 낮췄다. 수출(금액 기준)도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 부진해 연간 6.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9%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4월 전망보다 더 부진한 수치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지난해(764억 달러)보다 축소된 52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역시 4월 전망치인 586억 달러보다 낮아졌다. 실업률은 실물 경기가 둔화하면서 4.1%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고, 소비자물가는 0.7%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내년 전망에 대해 GDP 성장률은 2.2%, 수출 증가율은 1.3%, 경상수지 흑자는 481억 달러, 실업률은 4.0%, 취업자 수 증가는 18만명,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가 각각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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