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누진제 완화·전기요금 개편 의결한 김태유 이사회 의장, 지난주 임기 남겨두고 사퇴

권기보 한전영업본부장, 지난달 자회사 사장으로 자리 옮겨

적자 상황에서 누진제 완화·한전공대 설립은 추가적 재무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

전반적 전기요금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

한전 소액주주들은 이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상태

한국전력.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주장한 한국전력공사(대표 김종갑)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이탈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9일 한전에 따르면 한전 이사회 의장을 맡아 온 김태유 서울대 공과대 명예교수가 임기를 절반 이상 남긴 채 사외이사직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지난달 말 한전에 사의를 표명했고 이달 초 사직이 확정됐다.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김 교수는 지난 6월 21일 열린 이사회에서 여름철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를 한 차례 보류한 바 있다. 일주일 후인 6월28일 이사회에서는 누진제 완화를 확정했지만 동시에 "내년 상반기까지 전기요금 개편안을 만들어 반드시 정부의 인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최근 관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개각 대상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등 입각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김 교수의 사퇴 이전에는 권기보 한전영업본부장이 한전 자회사인 한전MCS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 사장은 지난 6월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서 "올해 1분기 6000억원이 넘는 역대 최악 실적을 내면서 더는 재정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전기요금 원가공개를 하겠다"는 등 누진제 개편안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지난 6월 21일 한전 이사회는 누진제 개편을 보류한 바 있다. 당시 이를 의결한 김태유 의장(왼쪽에서 세번째)은 최근 임기를 남겨두고 사퇴했다.


업계에서는 한전 고위관계자들이 자리를 물러난 이유로 경영 악화 지속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전기요금 할인, 한전 공대 설립 등 정부정책을 수행해야 하는데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여름철 한시적 누진제 완화안 등을 조속히 확정해 시행해 달라고 발언했고, 결국 한전은 3000억원의 손해를 입었음에도 353억원만을 정부로부터 보전받았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한전에 5000억원이 투입되는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부지 확정 등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실제 한전 이사회는 지난 8일 ‘한전공대 설립 및 법인 출연안’의결을 위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원안가결했다. 한전공대는 2020년 6월 착공해 2022년 2월 준공,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설립비용은 대략 5000억~7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한전공대 설립은 대통령 공약과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반영된 정부 정책이다.

한편 한전은 비용 부담은 물론 배임논란에도 휩싸인 상황이다. 한전은 지난해에도 한시적 누진제 완화 정책으로 약 3587억원의 비용을 부담했다. 정부가 한전에 대한 지원방안을 추진했으나 해당 예산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는 올해에도 일단 한전이 부담하되 지원해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전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초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을 포함한 한전 이사진, 권기보 한전 영업본부장을 상대로는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소액주주들은 소송을 제기한 이유로 △탈원전 정책에 따른 한전의 손실 △지난해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 할인에 따른 손실을 정부가 부담한다고 해놓고 국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은 것 △3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예상되는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의 이사회 가결 △한전의 800억원 상당의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 △한전공대 설립 계획 등을 언급했다. 소액주주들은 문 대통령과 함께 이낙연 국무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도 강요죄로 고발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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