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윤동한→윤상현' 2세 승계 주목..."의약품서 답 찾아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12 17:43

윤동한 회장 사퇴로 '급물살'
윤상현 대표 홀딩스 지분 부족
주식 증여 받아야 승계 안정적
비상장 콜마파마 돌파구 예상
CJ헬스케어와 시너지 효과도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내곡동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막말 영상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아들인 윤상현 대표로의 ‘2세 승계’ 작업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윤상현 대표가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만큼 향후 증여세 납부 등을 위한 ‘실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의약품 제조·판매 등 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 계열사 콜마파마가 일정 수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전날 ‘막말 동영상 논란'에 책임을 지고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윤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조회 시 참고자료로 활용한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제 잘못된 행동으로 피해를 입게 된 고객사, 저희 제품을 신뢰하고 사랑해준 소비자 및 국민 여러분께 거듭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직원 조회에서 임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극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틀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경영권 승계 현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윤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30.18%를 들고 있다. 가족 등 우호지분을 합산하면 49.18%에 이른다. 일본콜마(7.46%), 국민연금(6.22%), 자사주(0.54%) 등을 감안하면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다. 

한국콜마홀딩스는 한국콜마(27.79%)를 비롯해 콜마파마(77.1%), 콜마스크(50.5%), 콜마비앤에이치(50.2%) 등 23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2세인 윤상현 대표의 영향력도 상당한 편이다. 윤 회장이 꾸준히 주식을 증여한 덕분에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을 18.67%까지 확보했다. 지난 2016년 한국콜마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윤 대표는 서울대학교, 런던 스쿨 오브 이코노믹 경제학 석사, 스탠포드 경영공학 석사 등 학력을 지녔다. 베인앤컴퍼니 이사를 지낸 뒤 2009년 한국콜마 기획관리부문 상무로 입사했다. 윤 회장의 딸인 윤여원 전무도 홀딩스 지분 0.06%를 들고 있지만 경영활동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


문제는 윤 대표의 증여재원을 아직 충분히 마련해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의 대부분인 13.49%를 담보로 잡고 주식담보계약, 공탁계약 등을 체결한 상태다. 최근 홀딩스와 한국콜마(0.08%→2.41%) 등 지분을 늘리긴 했지만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서는 윤 회장의 주식을 증여받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불매운동 분위기가 감지되는 등 사태의 후폭풍이 거센 만큼 윤 회장이 지분 정리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그가 최대주주로 오래 남아있을 경우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 여론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콜마파마의 사업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배경이다. 한국콜마홀딩스의 자회사(69.43%)인 콜마파마는 윤 대표의 지분율(8.54%)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등록됐지만 2011년 5월 외부감사인 의견거절로 상장폐지됐다. 한국콜마그룹은 2012년 콜마파마(당시 비알엔사이언스 제약회사)를 인수하면서 제약관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향후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신약개발사업 등 주사업 업황이 개선될 경우 회사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한국콜마가 지난해 인수한 CJ헬스케어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콜마파마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4억 원, 29억 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윤동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고 지분을 바로 넘겨야 하는 것은 아니고 윤상현 대표 입장에서도 (승계 작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면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대한 증여세를 줄이는 방향을 천천히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회장은 1947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부사장까지 지낸 이후 독립해 국내 최초의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회사인 한국콜마를 세웠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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