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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네이버 사실상 참가 포기...10월 예비인가 재추진 흥행저조 우려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금융위원장 교체를 앞두고 제3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이 잠잠하다. 규제가 겹겹이 쌓여있는 가운데 새로운 금융위원장의 색깔을 확인하기 전 인터넷 은행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인터넷전문은행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네이버의 금융사 분사 계획은 미래의 먹거리로 금융 분야를 점찍어 놓은 것이라는 데에서 의미가 크다. 한 네이버 관계자는 "결국 큰 틀에서 금융 분야로 진출해야지만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네이버파이낸셜 추진 계획을 세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 설립이 결국 네이버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큰 그림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네이버는 미래의 출범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당장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네이버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망설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카카오와의 경쟁 구도에서 주도권을 잡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앞서 카카오와 네이버는 메신저 부문에서 ‘카카오톡’과 ‘라인(LINE)‘으로 경쟁한 바 있다. 카카오톡 출시에 네이버 역시 라인을 출시하며 대항했지만, 결과는 라인의 참패였다. 국내 SNS의 특성 및 어플의 완성도와 관계없이 카카오톡에 경쟁하기 위해 사전 준비 없이 급하게 라인을 출범했다는 것이 네이버가 분석한 패배요인이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카카오뱅크가 이미 선점한 상황이다. 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누적 1000만 고객을 넘으며 시중은행을 위협하는 은행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뱅크가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의 아이콘이 된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가 급하게 인터넷 은행 출범 결정을 내릴 경우 라인과 같이 패할 수밖에 없다는 게 내부의 지배적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출범 시기에서 카카오뱅크에 밀렸기 때문에 네이버는 인터넷 은행의 출범 시기보다는 ‘완성도’에 방점을 찍어 준비하려는 전략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교체를 앞두고 있다는 점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엿보는 기업에 걸림돌이 된다. 이달 9일 청와대는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을 지목했다. 재무부를 시작으로 재정경제원, 재경부, 기재부 등을 거친 ‘국제 금융통’으로 불리는 은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해야지만 금융위원장 자리에 앉게 된다. 은 후보자의 청문회는 8월 말께 진행될 예정이다.

청문회를 거쳐 은 후보자가 차기 금융위원장 자리에 앉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 후보자의 코드를 바로 확인하긴 어렵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 재추진이 10월로 예정돼있지만, 은 후보자의 색깔에 맞춰 내부 개혁 및 정책 재수립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원장이 교체되는 분위기에서 기존 거론됐던 인터넷전문은행 후보군 이외에 새로운 도전기업을 찾긴 어려울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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