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혁신도시법 제정되면서 종전 부동산 매각 지정
높은 감정액·용도변경 불가…10년째 매각 ‘불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LH 오리사옥 전경. 건물 측면에는 ‘오리사옥 매각’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사진=LH)


[에너지경제신문 신준혁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오리사옥 매각에 나선다. 올해로 10년째 답보상태에 놓인 사옥 매각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오는 27일까지 분당 오리사옥 매각을 위한 입찰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LH 오리사옥은 지하 2층~지상 9층 본관(2만 8050㎡)과 지하 2층~지상 4층 별관(9947㎡)으로 구성된다. 
현재 LH경기지역본부가 수원에서 자리를 옮겨 사용하고 있다. 주 용도는 업무시설이다. 

오리사옥은 지난 2007년 제정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법)’에 따라 종전 부동산 매각 대상이 됐다. 종전 부동산은 혁신도시 등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의 청사 건물과 부동산을 의미한다. 

눈 여겨볼 점은 오리사옥이 매물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LH는 2010년부터 해마다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감정평가액이 높은데다 용도가 업무시설로 제한돼 기대 수익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LH는 감정 평가를 거쳐 매각 예정가격을 4250억원으로 책정했다. 본관의 개별공시지가는 ㎡당 849만6000원, 별관은 455만원이다. 이는 서울 도심권역(CDB)이나 강남권역(GBD)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매각이 10년째 제자리 걸음에 반복하는 동안 개별 공시지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본관의 공시지가는 지난 2015년 당 762만 2000원에서 올해 849만 6000만원으로 약 11% 상승했다.  

사옥의 용도변경 여부도 걸림돌이다. 현재 오리사옥은 업무시설로만 사용할 수 있어 주상복합 등 주거시설을 조성할 수 없다. 이번
 공고에서도 업무, 문화, 전략산업 관련 시설로 권장용도가 한정됐다. 판매, 주택, 숙박시설 등은 불허됐다. 


용도변경이 가능하지만 관할 지자체인 성남시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혁신도시 이전계획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오리사옥 매각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전국 10개 혁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수도권 소재 주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켰지만 여전히 미완성에 그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총 119개 종전부동산 가운데 107개(90%)를 매각했지만 LH 오리사옥처럼 대형 청사는 모두 매각하지 못했다. 혁신도시법에 따른 조치라 번복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감정평가 수수료는 또 다른 문제다. LH는 감정평가기관을 통해 매각가를 결정하는데 이때 감정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입찰 안내문에는 매수의향자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업이 유찰되면 민간 사업자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의계약은 잠재적인 입찰자가 있어야 하는데 오리사옥은 응찰업체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매각 입찰에는 단 한 곳도 참가하지 않았다.

한편 LH경기지역본부는 사옥이 매각되더라도 진주혁신도시로 옮기지 않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LH는 서울, 부산울산, 대전충남 등 전국 지역본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경기지역본부도 업무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LH는 10년째 팔리지 않는 사옥을 매각하고 새로운 임차건물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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