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부 中제품 10% 관세 12월로 연기..."크리스마스 美소비자 감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14 07:40

미중 무역협상단 통화 직후 관세부과 연기 발표..."매우 생산적 통화"
무역전쟁 완화 여부 주목...WTI 4%↑, 뉴욕증시도 '펄쩍'- 금값은 소폭 하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대전화 등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당초 예정된 9월 1일에서 12월 15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 쇼핑에 미국 소비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한 취지다.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협상단의 통화 직후 이뤄진 것으로, 그동안 격화된 미·중 무역전쟁이 다소 완화될지 주목된다.


◇ 휴대전화, 노트북 등 10% 추가관세 부과 12월로 연기

미 무역대표부(USTR)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오는 12월 15일로 연기한다"면서 대상 품목으로 휴대전화, 노트북(랩톱), 비디오게임 콘솔, PC모니터 등을 나열했다. 특정 품목의 장난감과 신발, 의류도 이번 대상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조립 생산되는 애플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 부과도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관세 부과가 연기된 품목에는 수입규모가 큰 제품들이 포함돼 있다. 휴대전화와 랩톱의 교역규모만 약 800억달러에 달해 10% 관세 부과가 예고됐던 3천억달러 상당 제품의 4분의 1을 넘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USTR은 "특정 품목은 보건과 안전, 국가안보, 다른 요소들에 기초해 관세 부과 대상 목록에서 제거될 것"이라면서 10%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은 이와 관련, "미국은 중국산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및 기타 품목에 대한 관세를 연기하고, 다른 중국산 수입품들은 타깃 목록에서 완전히 제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USTR은 이번 발표로 영향을 받는 특정 제품 유형의 추가적인 세부사항과 목록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미 당국은 추가관세가 적용되는 제품의 (관세부과) 제외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전까지 대중 관세 부과에서 제외됐던 일부 정보기술(IT) 기기는 예정대로 다음달 1일부터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 관세가 부과되는 인기 제품으로는 애플과 핏비트가 만든 스마트 워치, 아마존닷컴의 스마트 스피커, 애플 및 구글의 블루투스 연결 장치 등이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중국 상무부가 성명을 통해 류허 부총리가 미 협상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13일 밤 통화를 했다고 밝힌 지 불과 몇 분 뒤에 이뤄졌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류허 부총리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양측이 2주 안에 다시 통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중국과 생산적인 통화...중국, 무언가 하고싶어해"

이처럼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 쇼핑에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세 부과를 하지 않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가. 12월 15일 이후에도 추가로 연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며 "우리는 크리스마스 시즌 때문에 이것(추가 관세 부과 연기)을 하는 것이다. 관세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관세 부과가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과 관련이 없도록 하기 위해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까지 대중 관세 부과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친 영향은 사실상 없었고, 유일한 영향은 중국으로부터 거의 600억 달러를 끌어모았다는 점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및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통화한 것을 거론, "우리는 어제 중국과 매우 좋은 논의를 가졌다"며 "매우 매우 생산적인 통화였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나는 그들이 무언가를 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들이 뭔가 극적인 것을 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이 민주당 인사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기다리길 원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었다"며 "바라건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경제가 매우 빨리 추락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이 자국에 온정적 입장을 보여온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논리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러나 그들(중국)은 정말로 합의를 하고 싶어 한다"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들은 수차례에 걸쳐 농산물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그들은 나를 실망시켜왔다. 그들은 진실하지 않았고, 결정을 분명히 미뤄왔다"면서도 "그러나 많은 농산물을 구매하려는 건 그들의 의도가 맞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합의 가능성에 대해 보다 낙관적으로 됐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항상 낙관적이었다"면서 "내가 가진 유일한 의문은 중국이 (민주당의) 대선 승리 기회를 기다렸다가 허약하고 효과적이지 못하며 자기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누군가와 해결하길 원할 것인지 여부"라며 오바마·바이든 시절에 해결했어야 할 문제라는 주장을 거듭 폈다. 그러면서 중국이 매년 5000억 달러 이상 가져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 '관세 연기 호재' WTI 4% 급등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안도감이 퍼지면서 이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와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2.54포인트(1.44%) 상승한 26,279.9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2.57포인트(1.48%) 오른 2,926.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52.95포인트(1.95%) 급등한 8,016.3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0%(2.17달러) 뛴 57.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 이후 최고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3시7분 현재 배럴당 4.64%(2.72달러) 오른 61.29달러에 거래 중이다.

국제 금값은 소폭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2%(3.10달러) 내린 1,514.10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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