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비용 등 인건비 상승세로 순이익 주춤…몸집불리기 성공한 신한금융 약진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KEB하나금융그룹.(사진=각사) |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금리 하락기에 본격 접어든 올해 상반기, 은행들은 예상보다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 다만 희망퇴직비용 발생 등에 따른 인건비 증가 영향 등에 따라 순이익 상승세는 주춤했다.
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순으로 순이익이 높았다.
금융그룹별로 비교하면 신한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 성장에 힘입어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KB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KEB하나금융그룹 순으로 뒤를 이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4대 은행이 거둔 순이익은 약 4조8701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약 5조1376억원에 비해서는 5.2%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신한은행을 제외한 3개 은행 순이익이 모두 줄며 총 순이익이 감소했다.
이중에서도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둔 은행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1조305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의 1조3533억원에 비해서는 3.6% 줄었으나 다른 은행들이 따라잡지 못했다. 이어 신한은행이 전년 동기에 비해 0.8% 증가한 1조2820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우리은행은 5.3% 감소한 1조2464억원, 하나은행은 13.3% 줄어든 1조366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냈다.
은행들의 상반기 실적 특징은 2분기에 발생한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에 따라 은행별로 이익 효과를 보기도 한 반면, 1분기를 중심으로 희망퇴직비용 등 발생한 비용이 늘어나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금리 하락에 따라 퇴직급여 충당금 등이 늘어난 점도 인건비를 상승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은행별로 사용된 주요 비용을 보면 국민은행의 상반기 종업원관련 비용은 1조2384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이를 포함한 국민은행 상반기 총 일반관리비는 1조8598억원으로 10.6% 늘었다. 신한은행 종업원관련 비용은 9304억원으로 5%, 총 일반관리비는 1조4554억원으로 4.3% 각각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일반관리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상반기 총 1조45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9%나 상승했다. 특히 1분기 특별퇴직비용이 1260억원에 이르며 순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은행은 종업원관련 비용(9246억원)이 전년에 비해 1% 소폭 올랐으며, 총 일반관리비는 1조5749억원으로 5% 늘었다.
금리인하 영향은 순이자마진(NIM)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예대금리차 축소로 인해 4개 은행 NIM이 모두 감소했다. 1분기와 비교해 2분기 기준 국민은행 NIM은 1.70%로 0.01%포인트, 신한은행은 1.58%로 0.03%포인트, 우리은행은 1.49%로 0.03%포인트, 하나은행은 1.55%로 0.02%포인트 모두 줄었다. 미국과 한국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어 시장금리 인하가 더욱 본격화되며 NIM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영업성적에도 금융그룹사별로 보면 상황은 바뀐다. 신한금융이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한 것이다. 신한·KB·우리·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6조350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조3513억원과 거의 같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그룹사별로 보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2.1% 늘어난 2조36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2조원을 돌파,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이어 KB금융그룹이 4.1% 줄어든 1조8374억원, 우리금융이 1조2720억원, 하나금융이 7.6% 줄어든 1조2045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냈다.
신한금융이 비은행 강화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을 편입하며 인수·합병(M&A)에 따른 몸집불리기에 성공했으며, 신한생명 등 기존 비은행 계열사들도 실적 향상을 보이며 순이익 개선에 기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기와도 맞물려 금융그룹사들은 은행 영업에만 기대서는 더욱 성장하기 어려운 시기가 왔다"며 "비은행 강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이 금융그룹사들의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