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무의 눈] 한국에 ‘몽니’ 부리는 세계 지도자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19 15:39

산업부 이종무 기자

▲산업부 이종무 기자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한때 미국 경제까지 위협하며 세계 경제를 호령하던 일본.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경제 모델로 거론되지 않는다. 2000년대 전후 디지털 시장으로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일본 경제를 과거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로 부활시키겠다던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도 후퇴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6년간 총리를 연임한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3연임에 성공해 오는 2021년까지 집권하는, 120여 년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가 됐다.

높은 대중적 인기에 취한 그는 올해 가을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전쟁 포기 등의 재한 규정을 무력화하는 ‘헌번 9조 개정’으로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드는 야욕을 본격화한 것이다. 이제 국제 사회는 그를 ‘21세기 요시다 쇼인’으로 부른다. 아베 총리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요시다는 일본 제국주의의 사상적 토대를 쌓은 인물로 일본 근대화의 발판이 된 메이지 유신을 이끌었다.

그런 아베는 최근 엔화가치 급등, 무역 수지 악화, 2년 연속 경제성장률 0% 대 등 자신의 실정에 따른 경제난을 한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 지지율 추락을 막기 위해 남 탓을 해대며 국민의 판단력을 흐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수출된 자국 전략 물자의 일부가 북한에 넘어갔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이를 꼬투리 잡으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고꾸라진 건 아베 총리 취임 이듬해인 2013년부터다.

한국에 떼쓰는 국가 지도자는 일본만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면담을 갖고, "삼성전자는 관세가 없는데 애플은 관세를 물어 역차별"이라고 했다. 애플의 아이폰 등은 현재 중국 팍스콘에서 생산, 조립을 하고 있어 다시 미국으로 이를 수입해 들어오려면 높은 관세를 내야 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일부 물량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중국 내수용이어서 미국의 관세와는 사실상 무관하다.

얀 베르너 뮐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저서 ‘누가 포퓰리스트인가’에서 "포퓰리스트는 일부 기득권·엘리트층을 상대로 집권에 성공했기 때문에 국정 운영 실패를 나라 안팎으로 돌린다"고 했다. 권력을 잡고 있으면서 정작 책임져야 할 일이 생기면 몽니부터 부리고 보는 지도자가, ‘진정한 지도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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