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상반기 매출액 정체, 영업이익-당기순익도 ‘휘청’...하반기 더 어둡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19 14:03

코스피 상장사 매출액 작년과 유사...당기순익 43% 급감
2분기 순이익 증가 업종 유통업-운수장비 등 2곳 불과
"미중무역분쟁-일본 수출규제...하반기 실적도 ‘암울’"


clip20190819110439

▲코스피 상장사 상반기 연결실적.(자료=한국거래소)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상장사들의 상반기 매출액이 정체된 가운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등으로 기업들의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 상장사 실적 내리막길...10곳 중 2곳 이상이 2분기 순이익 적자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574곳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매출액은 98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3% 늘었다. 사실상 작년 상반기(979조8733억원)와 유사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55조581억원, 당기순이익 37조487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7%, 43%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57%, 매출액 순이익률은 3.79%로 지난해보다 각각 3.36%포인트, 2.91%포인트 줄었다.

clip20190819110558

▲삼성전자 제외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연결실적.(자료=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매출액의 10.9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매출액은 79조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2.17%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42조2277억원, 당기순이익 27조263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25.92%, 36.57% 감소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던 만큼 삼성전자를 제외한다고 해도 전체 상장사 실적 증감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10.24%로 작년 말(105.48%) 대비 4.75%포인트 증가했다.

문제는 상장사들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만 놓고 보면 연결기준 매출액은 1분기보다 4.13% 증가한 503조99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7조1706억원, 당기순이익 16조5809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각각 2.57%, 20.69% 감소했다. 이는 상장사들의 전체 외형은 커졌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뒷걸음질치면서 내실은 부실했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보면 의료정밀, 섬유의복, 음식료품 등 13개 업종은 1분기에 비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고, 운수창고업 및 전기가스업은 적자가 지속됐다. 당기순이익이 1분기보다 증가한 업종은 유통업, 운수장비 등 2개 업종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내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상장사들의 비중은 1분기보다 확대됐다. 2분기 연결기준으로 433사(75.44%)의 당기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했으며, 141사(24.56%)는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 적자를 낸 기업이 2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분기에 비해 2분기 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clip20190819110711

▲코스닥상장사 상반기 연결 실적.(자료=한국거래소)

◇ 코스닥, 매출액 늘었지만 순이익은 약 8% 감소

다만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실적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에 비해 비교적 양호했다. 12월 결산법인 909곳의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액은 89조5442억원, 영업이익 4조7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6%, 5.43% 늘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2.18% 줄어든 3조1791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33%, 매출액 순이익률은 3.55%로 전년보다 각각 0.18%포인트, 0.86%포인트 하락했다.

재무구조도 오히려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말 현재 코스닥 상장사들의 부채비율은 111.94%로 작년 말보다 9.45%포인트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IT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73% 늘었고 순이익은 3.76% 감소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다만 IT업종이 아닌 나머지 업종들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71% 늘었고 순이익은 18.37% 급감했다.

clip20190819110805

▲코스닥상장사 상반기 연결 재무현황.(자료=거래소)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은 46조729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15% 늘었고, 영업이익도 24.65% 증가했다. 다만 순이익은 7.80% 줄어든 1조5585억원을 기록했다.

분석대상기업 909곳 가운데 585사(64.36%)가 올해 19년 상반기 중 흑자를 시현한 반면, 324사(35.64%)는 적자를 기록했다.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540곳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은 1894조6674억원으로 전년보다 4.7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7년 말 157조1762억원에서 지난해 157조6863억원으로 0.32% 늘었다.


◇ "하반기도 실적 둔화 지속...수출 회복 관건"


문제는 올해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장사들의 실적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수출 지표가 반등하는 것이 중요한데, 8월에도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상장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15억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22.1% 감소했다. 월간 수출액은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줄었다. 국가별로는 일본과 중국 수출이 각각 32.3%, 28.3% 급감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하향 조정 움직임과 4분기마다 나타나는 일회성 손실 반영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예상 이익증가율은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 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기업의 실적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