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4억 DLF·DLS'에 개인투자자만 89%…獨연계 상품 95%손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19 16:05

독일연계 DLF 이미 원금손실 구간
85%판매 영·미채권 상품 56% 손실 예상
금감원 이달 합동 조사
불완전판매 분쟁조정 함께 추진

▲자료=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대규모 투자손실 위기에 처한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와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판매 규모가 총 8224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현재 원금손실 우려가 큰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상품 판매규모는 1266억원(15.4%)이다. 독일국채 연계 상품 만기가 내달부터 11월까지 도래하면 예상손실률은 95.1%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데도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을 중심으로 금리 연계형 파생상품 판매가 진행된 만큼 판매 전 과정을 들여다보는 합동검사를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이다.


◇ 총 8224억원 판매, 우리은행 4012억원으로 가장 많아…개인투자자 89%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DLF·DLS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자 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는 DLF·DLS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이다. 


금융사별로는 우리은행 판매액이 4012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KEB하나은행(3876억원), KB국민은행(262억원), 유안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13억원), NH증권(11억원) 순으로 판매가 됐다.

전체 판매잔액의 99.1%인 8150억원이 은행에서 사모 DLF 형태로 판매됐다. 나머지 74억원은 증권회사에서 사모 DLS 형태로 판매됐다.

투자자 중에서는 개인투자자 3654명이 전체 판매잔액의 89.1%에 이르는 7326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돼 개인투자자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법인에서는 118개사에서 898억원을 투자했다.



이번에 판매된 상품 구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초자산을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에 삼는 것으로, 이미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해 대규모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상품은 우리은행에서만 1255억원, NH투자증권에서 11억원을 판매했다. 우리은행을 비롯해 하나은행 등에서도 판매한 또다른 상품은 영국과 미국 CMS 금리 연계상품이다. 판매잔액은 6958억원 수준이다.

국민은행에서는 미국 국채 CMS 10년물 등을 기초자산으로 구성한 DLF를 판매했는데, 금리가 떨어지면 오히려 수익이 생기는 리버스 상품을 팔아 현재 수익 구간에 있다. 국민은행 측은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금리변동성 리스크가 증가해 8월 이후 판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 우리은행 판매 독일 연계 DLF, 만기시 손실률 평균 95.1%


독일국채

▲자료=금융감독원.

현재 가장 손실 우려가 큰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계된 상품이다. 6개월 만기 상품으로 연 4% 수익률을 볼 수 있는 반면 손실구간에 들어서면 원금이 손실될 수 있게 설계됐다. 만기일 금리가 행사가격인 -0.25% 이상이면 연 4% 수익을 볼 수 있지만, 행사가격 이하면 -0.01%당 손실배수인 250을 곱한 비율로 원금이 손실된다. 예를 들어 -0.25%에서 0.4% 이상 더 떨어지면 원금 100%가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만기 쿠폰을 감안하면 최종 수익률은 최소 -98%, 최대 2%다. 독일 국채가 최근 급락해 7일 기준 판매금액 전체가 손실구간에 이미 진입했다. 금감원은 만기기간인 9∼11월까지 유지하면, 1204억원이 손실될 것으로 추정한다. 평균 예상손실률은 95.1%에 이른다.

영국과 미국 CMS 금리 연계상품 판매잔액은 6958억원 수준이다. 이 상품은 USD CMS 5년 금리와 GBP CMS 7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3개월마다 두 기초자산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가격의 95%(3개월), 85%(6개월), 75%(9개월) 이상이면 연 3.5%를 지급한다. 만기 평가 때도 두 기초자산 종가가 모두 최초 기준가격의 55%(12개월) 이상이면 연 3.5%를 준다. 단 두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만기 평가 때 0%에 도달하면 원금 전액이 손실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경우 만기 쿠폰을 감안하면 최종 수익률은 -96.5%가 된다.

영국과 미국 CMS 금리 연계상품 중 현재 5973억원(85.8%)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7일 기준 금리인 USD 5년 CMS금리 1.482%, GBP 7년 CMS금리 0.598%를 각각 유지하면 만기까지 3354억원 규모가 손실될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예상손실률은 56.2%다. 만기별 잔액은 올해 492억원, 내년 6141억원, 2022년 325억원으로 파악된다.


◇ 금감원 이달 합동검사 착수…불완전판매 분쟁조정 함께 추진

금감원은 투자자금의 큰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은행 등 해당 상품 판매사와 증권사 등 발행사,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이달 중 합동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이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데도 금융회사를 통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된 과정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히 해당 상품의 설계부터 판매에 이르게 된 전 과정을 점검하고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집중 점검한다.

불완전판매 가능성과 관련한 분쟁조정도 추진한다. 16일까지 해당 투자 손실 피해로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건은 총 29건이다. 분쟁조정 관련 민원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불완전판매가 확인될 경우 법률 검토와 판례 등을 참고해 분쟁조정을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하락 가능성, 미·중 무역분쟁, 홍콩시위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금리, 환율, 유가 등을 기초로 파생상품 등 고위험 금융상품 발행과 판매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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