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EUV 공정용 포토 레지스트…6개월치 분량
한일 관계 분수령 앞두고…모종의 메시지?


반도체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위치한 홍보관 ‘딜라이트’에서 어린이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반도체 핵심 소재 가운데 하나인 포토 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관련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감광제, 포토 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을 승인했다. 지난 7일 첫 수출 허가 이후 12일만이다.

일본이 허가한 양은 6개월치 분량으로, 수출 대상 기업은 이번에도 삼성전자로 전해졌다. 연이은 
허가 품목 모두 포토 레지스트로 확인됨에 따라 이로 인해 지난 7일 허가 받은 3개월치를 합하면 삼성전자는 모두 9개월 분량의 해당 소재를 확보한 셈이다.

포토 레지스트는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공정에 쓰인다. 해당 소재는 다른 규제 품목과 달리 군사 전용 가능성이 거의 없어 수출 규제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일본이 해당 소재의 수출을 잇달아 허가한 데 대해 일본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먼저 수출 승인이 한·일 외교 관계의 분수령이 될 주요 계기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전략적 카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첫 수출 허가가 있던 지난 7일 이튿날인 8일에는 ‘맞대응’ 차원에서 일본을 마찬가지로 ‘화이트 리스트(수출 우대국가)’에서 제외할 것이 예정돼 있었으며, 이번에는 오는 21일과 24일엔 각각 한일 외교장관 회담과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겉으로는 유화책을 구사하면서 반응을 본 뒤 다시 칼날을 들이대는 일종의 일본식 ‘화전양면’ 전략이라는 데 무게가 쏠린다.

일각에선 일본의 규제가 수출 금지(금수)나 무역 제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 등 일본 정부가 그동안 주장해온 설명에 명분을 강화하기 위한 배경이 깔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일본의 연이은 수출 허가가 ‘속도 조절’이나 ‘유화 제스처’가 아니라 일련의 상황을 앞두고 일본이 또 한 번 모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앞서 우리 정부도 일본의 포토 레지스트 수출 허가는 특별한 움직임은 아니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공식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지난달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수적인 3개 소재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대상 품목은 포토 레지스트를 포함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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