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탈미국화' 서두른다…대만 회사와 5G칩셋 계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20 10:10

▲(사진=화웨이)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IT기업 화웨이가 '탈미국화'에 나서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대만 반도체 제조사 '미디어텍'과 5G 칩셋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화웨이의 이번 결정은 미국의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미디어텍은 대만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제조업체로 중저가 칩셋 시장을 공략해 퀄컴에 이어 세계 2위의 AP제조업체로 자리잡았다.  

지난 5월에는 '5G SoC'를 공개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5G AP와 모뎀이 통합된 '5G 통합칩셋'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있다.  

화웨이는 자체 5G모뎀을 제작했지만 통합칩셋을 개발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칩셋은 AP와 모뎀이 한 칩셋에 포함되며 공간활용도는 물론 전력효율성도 높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디어텍의 관계자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TSMC를 찾아 자사의 5G SoC의 주문량을 충족할 수 있는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의 '미국의 영향력' 낮추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화웨이는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대비해 자체 OS인 '하모니 OS'를 개발하고 있다.  

화웨이측은 안드로이드에서 구동되는 앱들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도 '하모니 OS'에서 구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안드로이드에 몇가지 단점들을 고쳐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풀리지 않는다면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자체OS가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는다.  

화웨이가 하모니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만들어 거대한 내수시장을 상대로 판매한다면 중국 내부에 생태계가 갖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여기에 중국정부가 나서 하웨이 외에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의 업체들에도 하모니OS 스마트폰 제조를 압박하면 구축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구축된 생태계가 중국에 한정된 생태계라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이 강력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자국 기업들로 포화상태가 됐고 성장도 거의 끝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결국 더 이상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없게되는 것이다.  

이는 화웨이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으로 화웨이의 하모니OS가 성공하는 것이 정말로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다.  

한편 화웨이가 미디어텍으로부터 공급받고자 하는 5G 통합칩셋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퀄컴, 미디어텍이 경쟁하고 있으면 삼성전자가 개발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5G 통합칩셋인 '엑시노스 9630(가칭)'을 연내에 출시할 계획이며 퀄컴과 미디어텍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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