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글로벌 주식시장 불안…해외 주요 연기금, 안전자산 추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20 17:20
[에너지경제신문=한수린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협상 리스크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높아지며 주요 연기금의 투자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연기금은 장기 자산배분 계획을 다시 세우고, 경제 상황 추이에 따라 투자 전략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초부터 글로벌 펀드 시장에서는 주식펀드보다는 채권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덜란드 공무원 연기금 ABP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내세웠다. 연초 이후 채권 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물가연동채권의 비중은 1.7% 줄였다. 상반기 미국 주식 시장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선진국 자산의 비중은 0.3% 늘어났다. 반면 신흥국 비중은 중국의 약세 등을 이유로 같은 기간에 0.6% 줄어들었다. ABP는 대체자산에 26.7%를 투자하고 있는데, 상반기에는 부동산(-0.2%)과 헤지펀드(-0.5%)를 줄였다.

유안타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인 캘퍼스(CalPERS)와 일본 공적연금 GPIF은 주식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연기금은 투자 비중이 50~60%에 달할 정도로 주식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서, 성과의 변동성이 큰 편이다.

캘퍼스는 1월부터 5월까지 주식자산(Growth)과 채권자산(Income) 비중이 각각 1.2%와 1.5%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자산(원자재와 물가연동채권) 투자가 2월부터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주요 전통 자산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GPIF는 상반기에 국내채권의 비중과 유동성 비중이 각각 1.3%씩 줄어들었다. 상반기에 일본주식 비중은 0.2% 줄어들었으나, 해외주식 비중은 1.9% 늘어났다.

김 연구원은 "GPIF는 2018년 하반기에 8.6%까지 늘어났던 유동성 비중을 5.1%까지 줄이면서, 해외 주식과 해외 채권 등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국내자산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해외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도 2018회계연도(3월 결산)에 신흥국 주식 비중을 17%에서 18%로 높이고, 선진국 주식 비중은 전년보다 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메트라이프(Metlife) 일반계정은 하이일드 축소에 나섰다. 메트라이프는 연초 이후 채권 종류별로는 회사채의 비중을 늘리고 모기지, 하이일드, 미국채의 비중을 줄였다.

김 연구원은 "생명보험사는 투자자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자산의 특성상, 주식 등 위험자산의 비중이 낮고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이 높다"며 "따라서 경기 국면이 변화하더라도, 안전자산 내에서 변화를 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 등으로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채권 운용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회사채 및 해외채권 등급의 연초 이후 변화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6개월 동안 하이일드 비중이 7.6%에서 6.9%로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A등급 이상 회사채 및 해외채권 비중은 58.3%에서 59.1%로 늘어났다.

김 연구원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디폴트 리스크가 있는 하이일드 채권의 비중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요 연기금의 자산분배 변화에 대해 김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 대한 가능성이 늘어나면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자산 중에서 경기 침체에 취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안정성을 늘리는 전략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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