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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천동 국민연금공단의 모습. (사진=연합)


최근 들어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국민연금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국민연금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 논란에 대해 "책임투자라는 것(기준)이 정해지면 투자회사들은 그것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정밀한 준칙을 우리가 마련해줘야 한다"며 "9월까지 책임투자라는 큰 틀에서 세세한 규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이날 답변은 ‘전범기업’이라는 기준으로 투자를 제한할 수는 없지만 책임투자라는 큰틀에서 책임투자 자산군, 책임투자 전략, 책임투자 원칙 등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범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일본 기업 75곳에 약 1조2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 중에는 한국인 강제 징용에 대한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일률적으로 일본 전범기업 투자를 제한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뿐 아니라 국민의 노후자금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최근 일본의 행태만 보면 투자 제한을 주장하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일본에게는 ‘외교문제는 외교로 풀어야지, 경제로 보복조치를 하냐’고 비판하면서, 우리도 똑같이 경제조치부터 하려는 것은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그것도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가지고 한다는 것은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실제 분석 결과 양국의 연기금이 투자 제한 대결을 하게 되면 손해는 우리가 더 클 수 있다. 서로의 투자금액은 6조~7조원으로 비슷하지만, 우리나라의 주식시장 규모가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일본보다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일 감정에 따른 섣부른 대책보다는 국민의 노후소득을 책임지는 장기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이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법으로 투자를 제한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은 분명히 밝힌다"라며 "모든 투자의 확대와 축소, 투자의 시작과 중단은 철저히 기금의 운용목적에 따라 판단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최근 변화된 한일관계와 국민의 정서, 국회의 요구에 따라 ‘일제전범기업’투자 문제를 책임투자 원칙 아래 ‘다시 들여다봐야’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이게 바로 투자배제로 이뤄진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광수 의원(민주평화당)은 이달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오던 일본 정부가 7월 초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경제보복 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이에 대한 반발로 국내에서는 일본산 불매운동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이 75곳의 일본 전범기업에 1조 2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것은 국민 정서에 전혀 맞지 않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성기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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