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연 수익률 20%?’...부동산 펀드 ‘착시효과’ 주의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21 06:59

올들어 부동산펀드 2700억원 유입...부동산 공모펀드 ‘각광’
리츠, 임대수익 무관 수급적 요인 따라 수익률 고공행진 주의
자산운용사 전문성-운용 역량 및 해외부동산 환헤지여부 확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국내 최초로 유럽 아마존 물류센터 투자 공모펀드를 선보였다. 사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사진=이지스자산운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침체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펀드가 각광 받고 있다. 다만 부동산 펀드는 원금 손실의 우려가 있는 만큼 펀드 운용을 맡은 운용사가 믿을 만한 곳인지, 투자하는 국가의 신용도는 우수한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후 접근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 부동산펀드 자금 블랙홀...공모펀드 출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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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프앤가이드)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부동산 펀드는 변동성 장세에서도 꾸준히 자금을 끌어 모으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부동산 펀드에는 2700억원이 유입됐고 6개월 기준으로도 1900억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204억원, 4728억원이 각각 빠져나간 점과 대조적이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도 올해 들어 2조원이 넘는 돈이 이탈했다.

특히 최근에는 자산운용사들이 가입조건이나 기존 고액자산가와 기관투자자를 넘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부동산 공모펀드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된 부동산 공모펀드는 작년 말까지 총 35개가 출시됐다. 과거에는 리츠나 부동산 펀드의 대부분이 최소 가입액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로 나와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운용사들이 점차 문턱을 낮추며 시장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부동산펀드나 투자자산이 다변화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해외 부동산펀드는 기존 서유럽이나 미국에서 동유럽 등으로 확대됐고, 투자자산 역시 단순 오피스를 넘어 리테일, 물류센터, 호텔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실제 국내 1위 펀드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 최초로 지난달 유럽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펀드는 개인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설정액 2300억원을 모두 채우며 완판했다. 더 나아가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홈플러스 인천 인하점, 대전 문화점, 전주 완산점 3개점에 투자하는 부동산 공모펀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 우수한 수익률, 과연 진짜일까...고점투자 유의해야


부동산펀드에 자금이 몰릴 수 밖에 없는 건 수익률이 다른 자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투자KINDEX다우존스미국리츠부동산상장지수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23.37%에 달한다. 이어 미래에셋글로벌리츠부동산자투자신탁이 22.09%를, 일본 리츠 시장에 투자하는 삼성J-REITs부동산투자신탁은 18.85%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7.39%)는 물론 해외 주식형펀드(14.9%)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치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동산펀드라고 해서 100% 안전한 상품이 아니고 원금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 기본적인 사안들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리츠의 경우 거래소에 상장됐기 때문에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나, 수급적인 요인에 따라 실제 금융사들이 목표로 하는 수익률과 크게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판교 오피스에 투자하는 A상품이 1주당 5000원에 상장했는데, 이를 매매하려는 이들이 많아 주당 가격이 1년새 7500원까지 뛸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때 기록한 수익률 50%는 판교 아파트가 1년새 50% 뛰었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에 배당수익률도 당초 기대한 것보다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이에 시장에 나온지 오래된 상품에 투자하기보다는 초기에 자금을 모집할 때 가입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훨씬 안정적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국내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으려는 은퇴한 분들이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한 번 투자하면 환매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임대료 상승이 아닌 수급적인 요인으로 인해 가격이 뛸 수 있는 만큼 당초 금융사가 제시한 수익률과 현재 수익률 간의 격차를 꼼꼼하게 따져본 이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자산운용사가 부동산 펀드 관련 트랙레코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 등도 확인해야 한다. 펀드 판매는 은행, 증권사가 담당하지만 실제 운용은 자산운용사가 하기 때문에 같은 부동산 자산이라도 운용사의 전문성과 운용 방식에 따라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

임차인의 신용도와 임대기간 등도 확인해야 한다. 해당 건물의 임차인이 지불하는 임대료가 배당수익이 되기 때문에 부동산펀드나 리츠는 임차인의 신용도와 임대 기간이 수익률을 좌우한다. 부동산 펀드는 잔여 임대기간보다 펀드 설정기간이 짧은 것이 보다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

해외 부동산은 실제 상품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부동산 시장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일본 도쿄 도심 주요 부동산 공실률은 1.71%, 임대료는 평당 2만1665엔으로 67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리츠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 역시 꾸준히 우수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 환율 변동의 리스크를 줄인 환헤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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