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삼성중공업이 8월 들어 LNG선에 이어 대규모 LNG추진선의 원유운반선을 수주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선사들이 ‘IMO2020’에 대응하기 위해 LNG선 뿐만 아니라 원유운반선 등을 중심으로 LNG 추진선 발주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LNG선 이어 대규모 LNG 추진선 수주…일반 원유운반선 대비 고수익성
삼성중공업은 지난 19일 7500억원 규모의 원유운반선 10척을 오세아니아지역 선주로부터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14.3%에 해당된다. 삼성중공업은 이들 선박을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해 2022년 1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에게 인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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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경제적인 사이즈로 알려져 있는 9.5만톤급 선박인 아프라막스(Aframax Tanker)로 파악된다. 한 척당 수주가격은 6200만달러 수준이다. 통상적인 아프라막스 탱커보다 가격이 27.8% 높은 점이 특징이다. 이는 해당 선박이 LNG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DF(Duel Fuel) 엔진을 장착한 고사양의 LNG 추진선이기 때문이다.
KB증권은 LNG추진선이 일반적인 사양이 아니기 때문에 선가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선가 수준과 10척의 시리즈선임을 감안하면 통상적인 탱커보다 개선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가장 양호한 신규 수주 실적…"이번 수주가 IMO2020의 이정표 될 것"
삼성중공업은 8월 초 LNG선 수주에 이어 탱커 10척 수주에도 성공하며 올해 누적 신규 수주는 41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신규 수주목표 78억 달러 대비 52.6%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주요 상장 조선사들 가운데 가장 양호하다. 앞으로도 LNG선과 탱커 등의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4분기에는 대규모 LNG선 프로젝트들의 입찰결과도 발표되는 만큼 수주모멘텀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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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전자공시시스템) |
◇ 글로벌 교역량 감소로 LNG선 발주 지연…"비LNG선 발주의 시발점 될 것"
대신증권은 삼성중공업이 내년부터 발효되는 IMO2020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MO2020에 대응해야 하는 선주들 입장에서는 탈황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는 가장 유리하다. 그러나 스크러버는 안정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정 항로를 운항하는 원유운반선을 중심으로 LNG 추진선이 대안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해 발주 감소와 LNG선 대형 프로젝트 발주 지연으로 국내 조선 3사의 PBR(주가순자산비율) 평균은 0.6배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이번 수주가 비LNG선 발주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시장 예상보다 확대된 2분기 영업손실…"하반기 대부분 해소 전망"
한편 삼성중공업의 2분기 매출은 1조 7704억원, 영업손실은 56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예상치인 영업손실 146억원을 크게 하회한 것이다.
해양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초과원가 350억원을 비용 처리했고 SK해운이 발주했던 한국형 화물창을 탑재한 LNG선에서 90억원의 수리비용이 발생했다. 건조물량 증가로 기존 유휴설비를 재가동하고 신규인력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비용부담이 나왔다.
영업외부문에서는 영국 중재법원에서 미국 선사 엔스코(Ensco)와의 드릴쉽 소송을 패소함에 따라 일회성 충당금 2조1000억원이 설정됐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 부진의 원인이 하반기에는 대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삼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 대부분이 차후 환입되거나 일시적 현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수익성이 조선사들의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업황 회복기에는 수주 증가에 따른 향후 실적 가능성을 현재 주가가 선반영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각에서 삼성중공업은 국내외 경쟁사 가운데 가장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나타난 신규 수주 실적은 경쟁사는 물론 산업재 섹터 전반에서도 우수한 수준인 만큼 하반기에도 수주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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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차증권) |
현대차증권은 삼성중공업은 하반기부터 이익 턴어라운드를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수주 목표치인 78억달러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주 대부분은 수익성이 양호한 LNG선 및 해양생산 설비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