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품 불매 2차 피해] 유니클로 과격 불매…소비자도 직원도 '진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21 14:38

▲18일 오전 서울 노원구 유니클로 월계점에 영업 종료 안내문이 세워져있다. (사진=연합)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일 감정이 깊어지면서 최근 불매운동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불매 열기가 가열되면서 일본 패션 브랜드인 유니클로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를 촬영해 온라인에 공유하는 가하면 직접 매장에 들어가 불매를 강요하는 일까지 생겼다. 이 같은 과격 불매에 매장 직원은 물론 무심코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까지 진땀을 흘리고 있다.


◇ ‘노노 재팬’ 불매 강요…소비자도 직원도 피해

2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로 반일 감정이 깊어지면서 대표적인 일본 패션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상품 불매운동 여파로 지난달 유니클로 매출은 70%(국내 주요 8개 카드사의 6월 마지막 주~7월 네 번째 주 기준) 급감했다.

이 같은 매출 감소에는 불매 운동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매장 앞에서 시위에 나서는 소비자를 넘어 유니클로 제품 구매를 단속하는 유파라치(유니클로 파파라치)까지 등장하면서 직접적인 제품 구매 단속으로 진화했다.

지난 20일 대전에서는 유니클로에서 매장에서 영업을 방해한 A씨가 경찰에 의해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서구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가 한 고객에게 "일본제품인데 꼭 사야 하냐"고 말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이 과정에서 매장에 있던 고객과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유니클로 불매 운동이 과격한 행동으로 진화하면서 매장 직원들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불매 운동으로 손님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 활동까지 방해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유니클로 직원은 5400여 명으로 본사 직원(200여 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이 모두 현장(영업) 직원이다. 이들은 유니클로가 외부 업체 없이 직접 고용한 직원이다. 매출 타격이 이어질 경우 이들 역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셈이다.

유니클로는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수년간 1조 원대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SPA 시장을 장악해왔다. 그만큼 협력업체의 수도 많다. 유니클로는 현재 500여 개의 협력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할 경우 이들 업체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 활동의 수위가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B씨는 "불매 운동의 취지는 좋지만 자율적으로 참여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불매를 강요하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유니클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종로3가점, 구로점, 월계점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대신 롯데몰 수지점과 엔터식스 안양점, 스타필드 시티 부천점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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