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 "···" DLF·DLS 4012억원 판매한 우리銀 아무말도 없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22 17:33

대규모 원금손실 파문 이후 윤석헌 금감원장과 한자리에
23일부터 집중검사 돌입..."불완전 판매여부도 살펴볼 것"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


은행권을 강타한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파생결합증권(DLS) 사태 촉발 이후 처음으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공식 석상에서 만났다. 손태승 회장은 DLS 사태와 관련해 입을 굳게 다물었다. 우리은행은 4012억원으로 문제가 된 파생결합상품을 가장 많이 팔았고 하나은행 3876억원, 국민은행 252억원, 유안타증권 50억원, 미래에셋대우 13억원, NH투자증권 11억원 등이다.

22일 윤석헌 금감원장은 DLS 사태와 관련해 "당장 23일부터 우리은행을 집중 검사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날 오후 우리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포용적 금융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원장은 "해외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상품이 은행 창구를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돼 투자자의 피해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금감원은 이번 사건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원인 규명과 피해자 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금감원은 23일부터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합동 검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감원이 접수된 분쟁 조정 신청 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검사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특히 윤 원장은 "이번 검사의 경우 금융사가 수익 창출을 위해 고객에게 위험을 전가한 것이 아닌지 하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객에게 투자 위험성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고, 그 위험성을 전가했을 경우 금융에 대한 신뢰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행위라는 것이 윤 원장의 설명이다.

윤 원장은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불완전 판매’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소비자원에 들어온 신청 건에 따르면 해당 상품 판매 금융사들의 불완전 판매 가능성 소지도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서 단정 지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관리 소홀 지적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금감원은 금융사의 감독업무를 하는 기관으로서 책임 의식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력이나 법적 제도의 여건 속에서 (DLS 상품 판매에 대해) 지금보다 더 관리를 잘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윤 원장과 손 회장의 만남은 금감원이 DLF 상품 판매와 관련해 우리은행을 본격적으로 검사하겠다는 계획이 나온 직후인 만큼 긴장감이 맴돌았다. 앞서 금감원은 이달 23일부터 이번 사태를 촉발한 DLF, DLS 등 파생금융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한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를 착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태의 중심이 되고 있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중 금감원의 칼날이 먼저 향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윤 원장은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하나은행까지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최 위원장은 "많은 투자자가 거액의 손실을 본 만큼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등 문제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검사 이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며 금감원의 검사 결과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손 회장은 DLS 사태와 관련해 일체 답변을 피했다. 윤 원장은 DLS 사태 관련 우리·하나은행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 "현재 답변하기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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