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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상품 판매를 주도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 따로 기한을 두지 않았으며, 두 은행에서 DLF 판매가 결정된 과정과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을 규명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두 은행에 대한 검사는 지난 23일 시작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DLF는 10년물 독일 국채금리나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한 사모펀드들이다. 금리가 일정 구간에 머무르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금리가 미리 정해둔 구간을 벗어나 하락하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금감원은 독일, 미국, 영국 등 DLS가 기초자산으로 삼은 국가의 금리 하락기에도 우리·하나은행이 상품 판매를 강행한 배경에 이번 검사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개별상품 판매에 최고경영자(CEO)인 은행장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전무 또는 본부장 선에서 결정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판매수수료 같은 비이자이익 목표치를 제시하거나, 상품 개발을 논의하는 과정에 은행장 또는 윗선이 개입했을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은행 등은 금리가 내리자 판매를 중단했는데, 왜 유독 두 은행은 판매를 강행했는지, 의사결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또 금리가 하락할 때 ‘환매 만류’를 조직적으로 종용했는지, 내부에서 경고 시스템이 작동했는지, 리스크 관리 조직이 제대로 운영됐는지 등도 검사한다. 독일 국채 DLF를 판매한 우리은행의 경우 금리 하락기에도 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팔았다. 해당 상품은 독일 국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투자원금 1266억원이 전액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금융위는 금감원이 검사를 마치면 은행 창구에서 DLF 같은 고위험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게 적절한지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관련 법 위반은 없었는지도 따져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은행·증권·자산운용사의 책임을 추궁할 검사와 별개로 은행과 투자자들의 분쟁조정을 위한 조사를 오는 26일 개시한다. 투자자에게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 입증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금감원에는 두 은행의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는 분쟁조정 신청이 60여건 접수됐다. 금감원은 두 은행의 본점과 영업점에서 자료를 확보하고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가릴 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과거 파워인컴펀드 불완전판매 논란 때도 분조위 결정을 대부분 수용한 전례가 있다. 파워인컴펀드는 미국과 유럽의 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상품으로 알려지면서 2005년부터 2300여명에게 1700억원어치 이상이 팔렸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글로벌 증시가 바닥을 치자 해당 펀드는 원금 전액 손실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당시 분조위는 우리은행에 50%를 배상하라고 결정했고, 우리은행은 계좌 수 기준으로 2000여개에 대해 분조위 결정을 수용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고객에 판매한 상품에 애초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분조위 평가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 예상 손실률은 95%대에 달하지만, 하나은행이 판매한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 연계 DLF 예상 손실률은 56.2%로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피해에 대해 전액 배상을 요구하는 공동소송을 예고한 금융소비자원은 금감원 조정과 별도로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다. 조남희 대표는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때 분조위는 금융기관이 일부 투자자에게 70%를 배상하도록 했지만, 이는 ‘최대치’이며 평균 배상 비율은 20%대에 그쳤다"면서 "금융기관 책임이 100%라고 생각하기에 이를 법정에서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은 손태승 우리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일부 PB도 사기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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