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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자동차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매년 파업 등 시끄러운 상황을 연출했던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는 끈기 있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벌써부터 파업 깃발을 들고 강경 투쟁에 나선 한국지엠이나 협상 ‘무기한 중단’을 선언한 기아차 노조의 모습과 대조된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27일까지 집중교섭을 벌여 추석 연휴 전에 접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 노조,강경투쟁 자제 ‘대화모드’ 견지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 21일 진행된 상급단체 금속노조 총파업에 간부만 동참하기로 하면서 강경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합원 대부분 정상 근무해 사실상 파업에 불참하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확대 간부는 대의원과 집행 간부 등으로 630여명 규모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진행 상황을 고려해 전 조합원 파업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앞서 파업권을 획득한 후 이달 13일 열린 1차 쟁대위에서도 한일 경제 갈등에 따른 국민 정서를 고려해 파업 유보를 결정한 바 있다.
노조는 기본급 12만 3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당기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하는 것과 정년을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 어려운 대외환경에 동참 차원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음에도 노조가 이처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은 어려운 대외환경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과의 경제 갈등과 미국-중국간 충돌 등 불확실성이 높은 와중이라 강경한 태도로만 협상에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파업 자제를 당부한 것도 현대차 노조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이낙연 국모총리는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현대차 노사 등을 겨냥해 "노조는 파업을 자제하고 사측은 전향적으로 협상해 해결책을 찾아 달라"고 발언했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추석 전 임단협을 타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양측이 교섭 과정에서 임금체계 등 안건에서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맏형’인 현대차가 노사 상생을 도모하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은 아직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미 지난 20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하며 사측과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달 9일부터 24일까지 7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기본급 인상 등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권을 확보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 원 지급 등을 제안하고 있어 사측과 의견 차이가 큰 상태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을 중단했다. 최근까지 노사간 대화를 나눴지만, 접점을 찾지 못해 결렬을 선언한 것이다. 기아차 노조는 집행부를 새롭게 구성하고 추석 이후부터 다시 사측과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