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인사이드] "부동산이 자산"…백화점·대형마트가 건물 파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25 20:26
123456

▲롯데쇼핑이 롯데리츠에 자산매각한 롯데백화점 강남점. (사진=롯데쇼핑)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최근 롯데와 신세계 등 주요 유통기업들이 줄줄이 점포 매각에 나섰다.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성장세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점포 매각으로 투자금을 확보,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종합 부동산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통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마트 건물의 대부분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건물인 만큼 납부해야하는 세금 역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은 각사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자산 유동화에 적극 나섰다. 롯데는 리츠(REITs)에 나섰다. 롯데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인 롯데리츠는 최근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 오는 10월 말 유가 증권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올초 리츠 상장을 노렸으나 상장에 실패하면서 최근 자산 운용사에 점포를 매각, 세일 앤 리스백(Sales and Lease Bac·매각 후 재임대)에 나섰다.

이마트도 점포 건물을 매각한 후 재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의 자산유동화를진행한다. 매각 대상은 10여 개 점포로 예상 매각금액은 1조 원 수준이다.

이들 업체가 부동산 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은 온라인 유통업체의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온라인 유통업체에 시장 파이를 뺏긴 만큼 부동산 자산 유동화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출점 당시 보유한 건물의 가격이 높아진 만큼 자산 유동화로 사업에 투자할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의 경우 출점 이전에 부지와 건물을 먼저 매입한다. 출점 효과에 따른 인구 유입 증가로 부지와 건물이 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 미리 사두는 것이다. 현재 국내 대형마트들이 보유한 대부분의 점포 건물은 구입한 지 10년 이상 된 건물이 많다.

롯데마트 서현점의 경우 당시 출점 전에는 건물 가격이 200억 원대였으나, 최근에는 1000억 원 안팎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을 구입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건물 처분 시 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최근 자산 유동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로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주요 대형마트들이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롯데마트 영업손실액은 지난해 273억 원보다 증가한 339억 원을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빠르게 외형을 키워오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긴장감도 커졌다"며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자산 유동화에 나서는 오프라인 업체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예온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