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다시 협상국면 돌입할까...트럼프 "조만간 협상" 발언에 美증시도 '훈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27 07:49

무역분쟁 분수령 다음달 1일...미, 中제품 일부에 관세-中도 10% 부과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지난 주말 관세폭탄을 주고 받으며 전면전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다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전화를 걸어 협상 재개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다.

주요 외신과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양자회담 도중 중국 관리들이 전날 밤 미국 측에 전화를 걸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먼저 전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가 모두 두차례 이뤄졌다며 "매우 매우 좋은 통화였고, 매우 생산적인 통화였다. 그들은 진지하다"라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조만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중국과 매우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해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역시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갔다.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劉鶴) 부총리도 같은 날 충칭(重慶)에서 열린 제2회 중국 국제 스마트산업 박람회에서 "우리는 냉정한 태도로 협상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며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며 협상 의지를 피력했다고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이 전했다.

이는 지난 23일 서로에게 추가관세를 부과하며 난타전을 벌이던 것과는 상반된 어조다.

앞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원유와 대두 등 5천78개 품목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10%와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대중(對中) 추가관세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3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9월 1일부터 부과키로 했던 나머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당초 10%에서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대로, 중국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협상 의지를 내비쳤다면 조만간 고위급 무역협상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무역분쟁의 분수령은 다음달 1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9월 1일자로 300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 가운데 일부에 대해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도 일부 미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놓는다는 방침이다.
    
양국이 서로 예고했던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면,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협상을 재개하더라도 얼마나 의미있는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다. 양국이 협상에 돌입하기 전 신경전을 벌이며 날선 발언을 주고 받을 가능성도 있다. 또 무역분쟁의 본질은 글로벌 기술패권인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기존 관세의 철폐 문제다. 중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기존 관세를 모두 없애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합의이행을 이끌어내는 '지렛대'로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블랙리스트' 제재 조치도 쟁점이다.
  
이로 인해 상당수 전문가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정국까지 무역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무역협상이 재개되고 결렬되는 흐름이 수차례 되풀이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분쟁 격화에 뉴욕증시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다시 '협상 재개'를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무역협상의 본질적인 흐름과는 별도로, 뉴욕증시를 최우선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사흘 전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예고는 뉴욕증시 마감 이후에 이뤄졌다. 이에 따라 이번 주 뉴욕증시에 고스란히 충격파가 전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증시개장에 앞서 '무역협상 재개'를 언급했고, 뉴욕증시는 반등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9.93포인트(1.05%) 상승한 25,898.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1.27포인트(1.10%) 오른 2,878.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01.97포인트(1.32%) 상승한 7,853.74에 장을 마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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