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0%대는 남일?'...체감물가 간 괴리 2013년 이후 최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04 07:43

한은 8월 물가인식 2.1%...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격차 커져
지표물가 낮고 체감물가 높으면 삶의 질 약화..정부노력 절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 지금껏 가장 낮은 0.0%를 기록했다. 소수점 자릿수를 늘려보면 -0.038%로 첫 마이너스를 찍었다. 지난해와 달리 양호한 기상여건 덕에 농·축·수산물 가격은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는 모습. (사진=연합)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처음으로 0%대를 기록한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와의 괴리는 2013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지난달 2.1%로 통계청이 집계한 소비자물가 상승률(0.0%)보다 2.1%포인트(p) 높았다.

물가인식은 한은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8월에 조사된 소비자들의 물가인식(2.1%)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물가인식 간의 격차는 2013년 10월(2.1%) 이후 거의 6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즉 지표물가와 일반 소비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체감물가 간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는 일상에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 460종의 가격 변화를 평균해 반영하지만, 체감물가는 개인이 자주 접하는 몇몇 품목에 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정 수준 괴리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예컨대 자녀를 둔 가정은 교육비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고, 자녀 성장에 따른 교육비 부담 증가를 물가 상승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를 오랜만에 구매한 가정도 오래전 제품 가격과 비교해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인식할 가능성도 있다.
    
아파트 가격 역시 체감 물가 괴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아파트 구매는 소비가 아닌 투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아파트 가격은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울러 한은이 집계한 소비자 물가 인식은 단순히 설문을 기반으로 한 만큼 지표물가와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일 경우 가계 씀씀이가 쉽게 늘지 않는다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ㅇ다.

지표물가가 낮은 반면 체감물가가 높은 현상은 삶의 질적 측면을 악화시키는 만큼 정부가 체감물가를 안정화하는데도 주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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