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2년간 내리막길 걷다가 이달 반등...선행지표 5개월째 보합
저물가-저금리로 구매력 개선 효과 확인...'대외적악재' 韓경제는 먹구름
▲(사진=연합) |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달 들어 구리 가격이 반등하면서 세계 경기가 조만간 회복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先物)은 6일 종가 기준 파운드당 2.61달러(9월 만기물 기준)로 이달 들어 3.14% 올랐다.
구리 가격은 경기 전환점을 선행적으로 잘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구리가 건설, 전기, 전자 등 산업 전반에 기초 원자재로 사용되다 보니 글로벌 경기가 호전되면 구리 수요 증가가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반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구리 가격은 2017년 12월 3.3달러를 기록해 고점을 찍은 후 최근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초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4월 이후 다시 하락세를 이어왔다.
최근 며칠 간의 구리 가격 상승을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른 수요 회복 신호로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글로벌 경기순환과 관련한 국제기구의 최근 경기선행 지표에서 경기가 바닥을 다지며 반등 채비를 하는 듯한 모습도 나타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글로벌 경기선행지수(CLI)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지수는 글로벌 경기의 전환점을 6∼9개월 선행해 예측하기 위해 고안된 지표다.
OECD 경기선행지수(32개 회원국 및 6개 주요 비회원국 포괄 기준)는 2018년 2월부터 2019년 2월(99.3)까지 13개월 연속 하락하고서 6월까지 5개월째 저점에서 보합 상태에 머물러 있다.
경기지수가 보합세를 나타내는 것은 경기 사이클이 전환점을 지날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용 시장이 견고한 가운데 물가와 금리 요인이 낮아지면서 구매력 개선 효과가 소비지표에서 확인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기거 저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경기회복 시점은 연말쯤 돼야 가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변화의 조짐을 엿볼 수 있는 글로벌 경기와 달리 한국경제는 성장 기조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출주도 성장으로 내수 기반이 취약한 가운데 소득 양극화, 가계부채 심화, 노동시장 경직성 등 여러 구조적인 요인으로 성장세가 약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도 경제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