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1980년 소련(현 러시아) 모스크바 올림픽이 열렸다. 공산권에서 열린 최초의 올림픽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한국은 참가하지 않았다. 올림픽 개최 한 해전에 소련이 아프카니스탄을 침공하는 바람에 미국이 주도하는 ‘올림픽 보이콧’에 동참해서다. 결국 67개국이 불참하는 바람에 모스크바 올림픽은 ‘반쪽 올림픽’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국제올림픽 위원회(IOC)는 "올림픽은 언제 어디서나 정치·종교·인종을 초월해서 열려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다음 대회였던 미국 LA 올림픽(1984년)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소련이 참가를 거부했다. 모스크바 올림픽 불참에 대한 보복이었다. 당시 동유럽권 국가와 북한 쿠바 등 11개국이 참가하지 않았다. 이 두 대회는 올림픽 대회에 정치 문제가 개입된 가장 최근의 사례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동서화합을 이끌어냈다. 소련등 동구권을 포함해 159개국이 참가했다. 이때부터 올림픽은 ‘인류의 화합과 번영을 추구하는 스포츠의 대제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후 올림픽은 ‘정치적, 종교적, 인종차별적 시위나 선전활동을 금한다’는 ‘올림픽 헌장 50조’ 를 준수하면서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하나 최근들어 ‘정치적인 이유’로 내년 ‘일본 도쿄 올림픽 보이콧을 하자’면서 말들이 많다.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품목의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부터다. 국민들 뿐 아니라 일부 국회의원들도 도쿄 올림픽 불참을 공공연히 이야기 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7월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보이콧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도쿄 올림픽을 보이콧해야한다’는 국민들의 의견이 68.9%에 달했다. 안타깝게도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에서 동서 화합을 이끌어냈던 대한민국이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기점으로 분위기는 급변했다. 문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내년에는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맞는 동아시아 릴레이 올림픽입니다. 동아시아가 우호와 협력의 기틀을 굳게 다지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입니다. 세계인들이 평창에서 ‘평화의 한반도’를 보았듯이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고 강조했었다. 이때부터 올림픽 보이콧 주장은 사그라 들었다.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이렇게 잠잠해졌던 도쿄 올림픽 불참은 며칠전부터 ‘욱일기’ 때문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도쿄 패럴림픽 메달 디자인이 욱일기를 연상케하고 도쿄 올림픽조직위가 노골적으로 욱일기 사용을 용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지난 4일 한 국내 방송국의 질의에 "모든 올림픽 경기장은 정치적 시위로부터 자유로워야한다"면서도 "만약 욱일기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벌어졌을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말은 ‘올림픽 헌장 50조’에 따라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사용할 경우 제재를 하겠다’는 의미이지만 단순한 응원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욱일기에 대해서는 막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쿄 올림픽 조직 위원회는"욱일기 자체는 정치적 의미를 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아시아 주변 국가는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똑같은 전범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올림픽을 흔히들 ‘평화의 제전’이라고 한다. ‘욱일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상징이었다. 전범기를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 경기때 들고 응원하는 것을 용인하겠다는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태도는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이다. 평화와 전쟁은 한 장소에서 양립할 수 없는 단어이다.

일본은 올림픽 주최국이다. 지난 해 우리나라가 평창동계올림픽때 한반기에서 독도를 뺐었다. 대한민국이 올림픽의 호스트 국가여서다. 일본 땅이거나 ‘국제적인 분쟁’ 때문이 아니다. 당연히 주최국인 일본은 평화의 제전을 마련해야 한다. ‘인류의 번영과 화합’을 위해서 전범기 응원은 금지되어야 한다. 산업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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