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이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한 중형 세단 알티마. |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일본 브랜드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는 얘기가 돌자 해당 브랜드 차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향후 서비스센터 이용 등에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 중고차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스바루·미쓰비시 등 일본 브랜드 차주들도 같은 이유로 마음고생을 한 바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8일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이 한국 시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반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일본차 불매운동’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터라 이 같은 의견에 신빙성이 더해지고 있다. 닛산과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의 국내 판매는 올해 1~8월 각각 2253대, 144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4.6%, 7.8% 급감한 수치다. 특히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지난달의 경우 58대와 57대를 파는 데 그쳤다.
한국닛산은 또 최근 3년 연속 국내에서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적자 폭은 140억 원에 달한다. 한국닛산 측은 철수설과 관련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는 따로 할 말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04년 국내에 진출한 닛산과 인피니티는 한때 수입차 돌풍의 주역에 섰던 브랜드다. 박스카의 원조 격인 닛산 큐브를 비롯해 알티마, 캐시카이, 인피니티 Q50 등 성공작들도 많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양사 합산 판매가 1만대에 육박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들이 한국을 떠날 경우 차주들이 직·간접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국내 시장 철수 이후 서비스센터들의 문을 곧바로 닫지는 않겠지만, 유지 기간은 수년 내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지나면 차량을 수리받기 힘들어지고 부품 가격도 올라간다는 얘기다. 같은 이유로 중고차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도 걱정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분위기가 조성된 이후 토요타·렉서스·혼다 등도 판매가 줄었지만 유독 닛산의 하락세가 컸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 뿐 아니라 가격이나 제품 경쟁력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