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심지 홍콩법인 승자는?...미래-KB '울고' 한투-NH '웃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11 08:09

‘해외법인 헤드쿼터’ 미래에셋대우 상반기 순익 1년 전보다 16% 감소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 투자로 상반기 흑자전환...NH투자증권 2배 급증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미래에셋센터원.(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홍콩에서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희비가 엇갈렸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대폭 감소한 반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채권투자로 인해 실적이 개선됐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대우의 홍콩법인 당기순이익은 24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87억원)보다 16% 감소했다. 홍콩법인 영업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37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64억원으로 78% 급증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다른 법인과 비교해도 홍콩법인의 실적 부진은 유독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영국법인 순이익은 95억원으로 1년 전(30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했고, 베트남 역시 전년 대비 75% 오른 80억원을 기록했다. 인도법인도 1년 전보다 72% 증가한 7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2007년 설립된 홍콩법인은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현지법인의 헤드쿼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박현주 회장이 지난해 5월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글로벌 회장 및 글로벌 경영전략고문으로 취임한 것도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홍콩을 거점으로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올해 1월과 5월에는 홍콩법인에 각각 5000억원, 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대체투자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측은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은 LA법인 등 홍콩법인의 자회사 지분 처분 이익이 포함된 수치다"며 "일회성 이익을 빼면 순이익은 작년보다 5배 정도 더 많다"고 밝혔다.

물론 미래에셋대우의 홍콩법인만 실적이 급감한 것은 아니다. KB증권의 홍콩법인 당기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2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억8805만원으로 77% 감소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홍콩법인은 채권투자 등 자기자본 투자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실적이 개선됐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20억원으로 1년 전(-2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올해 상반기 순이익 17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47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불과 6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124억원)을 뛰어넘었다. 올 초 강세장에서 KP몰과 해외채권을 중심으로 투자자 수요에 맞는 효과적인 채권 전략을 펼친 점이 이같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NH투자증권 측은 "IB부문에서는 본사 협업으로 진행한 해외 인프라인수금융 관련 브릿지론 등 투자거래 2건이 성공적으로 회수되며 높은 수익을 얻었다"며 "하반기에도 신규 자산에 대한 추가적인 딜 소싱을 꾸준히 진행해 이전보다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