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고객’ 잡자”...금융권, 시니어 맞춤형 서비스 제공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16 07:44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2019년도 금융권에서는 ‘비대면’ 영업 강화와 함께 ‘시니어 금융’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금융환경이 비대면 영업 위주로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아직 대면 영업에 익숙한 시니어 고객들 역시 중요하게 다뤄야 할 비중 있는 고객군이기 때문이다.

금융 환경에서 자칫하면 소외될 수 있는 시니어 고객에 대한 관심은 국회에서도 뜨겁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디지털 금융 시대의 시니어 금융소비자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핀테크 산업의 발달로 금융 편의가 제고됐지만, 빠른 변화에 상대적으로 소외당하는 시니어 금융소비자층이 많아지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상 점점 더 시니어 세대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기 때문에 시니어를 위한 맞춤형 금융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대안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과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발표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 행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금융 서비스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반면, 시니어 세대의 이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가계의 56.6%가 일반은행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 중이지만, 50~60대 이상 연령층의 이용률은 각 51.0%, 12.9%에 그쳤다. 간편결제와 간편송금 등 모바일 지급 서비스 또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용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시니어 연령층이 일반은행의 모바일 뱅킹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불편한 이용 절차 △해당 서비스에 대한 인식 부족 △복잡한 금융상품 설명 등의 상위를 기록했다. 비대면 거래를 통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응답 역시 적지 않았다.

시니어 고객은 비대면 거래에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의 ‘2018 지급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설치된 ATM 대수는 2013년 말 12만4236대를 기록한 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은행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점포 축소에 나서면서 그 여파로 영업점 내 또는 영업점과 인접해 설치한 자체 관리 ATM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뱅 시니어 금융 교육 1

▲사진=케이뱅크

◇"어르신, 모바일 뱅킹 이용 방법은요…"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시니어 고객을 대상 ‘디지털 금융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에 익숙지 않은 금융 취약 계층의 정보격차 해소 지원이 목표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시니어 금융교육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도 했다. 50대 이상 고객상담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안을 직접 제작하고, 노인복지회관 등에서 현장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은행연합회에서 금융교육 강사 80여 명을 대상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금융 트렌드에 대한 강의를 시행했다.

지난 6월에는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구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시니어를 위한 디지털 금융 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에는 약 100여 명의 60~80대 어르신들이 참석해, 변화하는 모바일 사용 트렌드와 함께 디지털 금융 관련 교육을 수강했다.

BNK부산은행은 ‘찾아가는 시니어 금융교육 자원봉사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 7월 부산시 영도구 소재 경로당에서 부산광역시 봉사센터, 부산광역시 경로당 광역지원센터와 함께 협약식을 하고 이 같은 자원봉사 캠프를 운영키로 했다.

시니어 금융교육 자원봉사캠프는 5개월간 부산지역 경로당 8곳을 방문해 ‘노후를 위한 금융 교육’,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부산은행 은퇴금융 전문 강사 및 대학생 금융교육 강사, 자원봉사자 등이 교육에 참여한다. 부산은행 이동점포가 경로당을 직접 찾아가 은행 업무 실습과 금융 상담도 한다.

DGB금융그룹 역시 대구북구시니어클럽과 함께 지역 어르신 대상 ‘9988 금융 교실’을 운영 중이다. 보이스피싱 등 금융 범죄예방과 디지털금융 발전에 따른 금융소외 계층에 대한 교육 강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99세까지 88한’ 의미를 담은 ‘9988 금융 교실’은 DGB금융교육센터를 통해 지난 3년에 걸쳐 준비와 시범운영을 거쳐 보다 확장 운영할 계획이다. DGB금융은 "급속하게 디지털화 되는 최근 금융환경에 소외되거나 상대적인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은 금융사기·개인 신용정보 예방 교육을 비롯해 실생활에서 필요한 재미있는 금융 생활 등의 과정에 큰 관심과 집중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DGB금융그룹 직원으로 구성된 DGB금융교육봉사단도 다년간 축적된 교육역량을 ‘9988 금융 교실’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금융교육 전문 강사가 노인 복지기관을 방문해 9988 금융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 대구광역시노인종합복지관 협회 협약을 시작으로 지역 어르신을 위한 금융 교육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 채널로도 다양화하고 있다. 이번 시니어클럽을 포함하여 향후 노인회 취업 지원센터까지 확대해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심리적·물리적 거리감을 최소화하는데 더욱 집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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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국민은행


◇ 시니어 고객 대상 ‘맞춤형 서비스’도 등장

KB국민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위해 2017년부터 ‘골든라이프뱅킹’ 어플을 운영 중이다. 해당 어플은 모바일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어색한 시니어 고객을 위해 간편한 화면 구성 및 글씨체 확대 등 맞춤형 모바일 환경을 제공한다.

또, 시니어를 위한 건강·여행·공연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니어 광장 서비스를 제공해 접속을 유도하는 등 시니어가 사용하는 모바일 뱅킹 화면을 익숙하게 느끼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골든라이프뱅킹은 기존 KB스타뱅킹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쉽게 접속이 가능하며 금융서비스도 동일하게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시니어 고객들이 다양하고 편리한 모바일뱅킹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사용설명서’를 동영상으로 제작·배포했다.

모바일 사용설명서는 총 3편으로 구성됐으며, 1편에서는 ‘모바일 뱅킹 쏠(SOL) 설치편’으로 동영상 시청만으로 SOL을 설치하고 회원 가입 하는 방법까지 쉽게 풀어냈다. 2편에서는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송금하기’ 방법을 설명했고, 3편에서는 ‘큰 글씨체로 화면 설정 변경하기’ 내용을 담아냈다. 15일 기준 1편의 조회 수는 2만8000회, 2편의 조회 수는 3만3000회, 3편의 조회 수는 3만1000회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제작된 동영상은 신한은행 유튜브 채널과 미래설계포유 웹 서비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고령화 사회 및 디지털 금융환경에 맞춰 다양한 금융·비금융 콘텐츠를 제공해 시니어 고객의 디지털금융소외를 막고 모든 고객이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화면 캡처

▲자료=신한은행


신한생명은 지난 5월 모바일 스마트 창구 어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던 자산관리 서비스에 건강관리 서비스를 더한 ‘디지털 헬스케어(Whealth Care)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자산, 건강관리의 장점을 모아 신한생명이 새롭게 제안하는 디지털 종합 서비스로 보장자산 및 투자정보 등 자산관리 중심의 서비스에 건강 식단 제안, 건강검진 정보, 부동산 시세 조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생명은 해당 서비스가 보험업계 최초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차후 질병별 식단관리, 손해율 개선, 상품개발 등을 위한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유민 기자 yum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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