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 막아야…" 전략비축유 방출 승인한 트럼프, 국제유가 향방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16 12:41

▲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 석유시설(사진=AP/연합)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주요 석유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자 국제유가가 폭등했다.

16일 오후 12시 40분(한국시간 기준)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8.90%(4.88달러) 오른 59.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1월물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0.06%(6.06달러) 오른 66.28달러에 형성됐다. 싱가포르거래소에서는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로 전장보다 19% 넘게 치솟은 가격으로 16일 개장했다.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인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시설 두 곳이 예멘 반군의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하루 57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사우디 하루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이처럼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 석유시설이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제유가 급등 우려가 계속 커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가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승인했다.

전략비축유란 전쟁 등으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에 대비해 미 정부가 비축해 놓은 석유를 일컫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전락비축유 보유량은 6억 6000만배럴로 추산된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투자심리 완화에 도움이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헌지시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근거로, 나는 전략비축유로부터 석유 방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필요한 경우 시장에 잘 공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텍사스와 다른 여러 주에서 현재 허가 과정에 있는 송유관의 승인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모든 관련 기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 정부의 원유 시설 복구 속도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오닉스 원자재의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뉴먼은 이번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시장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15일(현지시간) 말했다.

JP모건의 크리스티안 말렉은 시장이 지정학적 요인에 집중하면서 향후 3∼6개월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산업 컨설팅회사 뮤즈앤스탠실의 틸라크 도시는 "이번 공격은 석유 업계에 9·11 공격과 동등한 수준의 타격일 것"이라며 "아브카이크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석유 생산 및 처리 기반 시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우디가 전 세계 여러 곳에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해두고 있어 산유량 부족분을 대체할 수 있으며 미국과 다른 산유국들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장기적인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VB에너지의 애널리스트 사라 바흐슈리는 "원유 시장에는 공급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번 공격에 따른 시장과 유가의 충격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피습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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