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소명, 증거인멸 우려"...영장 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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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 |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펀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6)씨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향후 수사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지난달 말 조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이래 첫 구속자다.
검찰은 조만간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등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구속 필요성과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본건 범행 전후 일련의 과정에서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관련자 진술내역 등 현재까지 전체적인 수사경과 등에 비춰 도망 내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조씨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허위공시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씨는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인 ‘블루코어밸류업1호’를 운용하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코링크 설립 당시 신용불량자였던 조씨가 대표로 나서는 대신 ‘바지사장’을 내세우고서는 실질적 의사 결정을 도맡았다는 것이다.
웰스씨앤티는 블루코어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47곳에서 177건의 사업을 수주했다. 매출이 2017년 17억6000만원에서 이듬해 30억6000만원으로 74% 증가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이 기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장관의 영향력이 미친 게 아닌지 의심해왔다.
조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와 두 자녀, 손아래처남과 두 자녀 등 6명은 블루코어밸류업에 14억원을 투자했다. 처남은 코링크에 5억원의 지분 투자를 하기도 했다.
코링크의 명목상 대표 이상훈(40)씨 등과 함께 WFM·웰스씨앤티 등 투자기업 자금 50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지난달 말 조 장관 주변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 도피성 출국을 한 조씨는 이달 14일 새벽 입국과 동시에 인천공항에서 체포됐다.
검찰은 조씨가 출국 전후 최모(54) 웰스씨앤티 대표 등 관련자들과 인터넷 전화로 통화하며 자금 흐름을 감추기 위해 말맞추기를 요구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
조씨가 구속되면서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를 주도하고 운용에도 직·간접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 정 교수의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씨의 부인 이모씨에게 빌려준 5억원 가운데 2억5천만원이 2016년 2월 코링크 설립자금으로 쓰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돈은 사모펀드가 투자한 웰스씨앤티 지분 매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정 교수의 개입 여부를 추적하고 있다.
만일 정 교수가 조씨 측에 빌려준 돈이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에 쓰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펀드 운용과 투자를 분리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은 물론 직접 주식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
그간 조 장관은 이같은 의혹들에 대해 집안의 장손이자 유일한 주식 전문가인 조씨의 권유를 받고 블루코어밸류업에 투자했을 뿐 투자처 등 구체적 정보는 몰랐다고 밝혀왔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은 17일 국회를 찾아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각각 만나 취임 인사를 한다.
조 장관은 오후에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한다.
조 장관 측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도 예방 일정 조율을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방문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당과는 날짜를 놓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