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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활주로에 세워진 제주항공기. 사진=연합뉴스. |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최근 사내게시판에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올리고 "오늘부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위기 극복 경영체제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분기 들어 다양한 악재들이 겹쳐 경영상황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최신 기종인 B737 맥스 항공기 도입을 결정했지만, 해외에서 추락사고가 잇따라 노선에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스타항공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다.
최 사장은 "최근 당사는 대내외 항공시장 여건 악화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경영실적 악화로 지금의 상황이 지속한다면 회사의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데, 우려스러운 것은 단기간 내에 이런 상황이 회복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스타항공은 위기 극복을 위해 사내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단계별 방안을 마련하고 전사적으로 이를 실천해나가겠다고 했다.
경영난을 우려하고 있는 것은 다른 LCC들도 마찬가지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5년 만에 사상 최대 분기 적자를 내며 내부적으로 분위기를 다잡고 있는 상태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도 올해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유가와 환율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이 피격 받으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원유 거래가가 장중 한때 20%대까지 급등했을 정도다. 항공기 리스비를 내거나 항공유 등을 사기 위해 필요한 달러도 원화 대비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1달러당 1100~1140원 선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180~1200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가운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올해 초 신규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허가해준 3개 항공사가 시장에 나올 채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이다. 이 중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는 각각 양양과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게 되는 LCC다.
정부의 무분별한 면허 발급으로 한국은 인구 대비 LCC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가 됐다. 총 9개로 미국과 같은 숫자다. 인구와 국토 면적을 비교하기조차 힘든 중국, 일본보다 한국의 LCC가 더 많다.
LCC 업계는 일본 노선을 축소하고 중국·동남아 노선에 주력하는 등 활로를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몸집도 줄이고 있지만 공급 과잉으로 인한 운임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은 보장하기 어려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