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권·브랜드·학군 다 갖춘 ‘래미안 라클래시'’…평형 설계는 ‘글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22 10:44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직전 강남권 분양…로또 5억 아파트?
인근 시세보다 낮아 청약 잔치 예고…최고 경쟁률 갱신할까
청담역 바로 옆, 우수 학군에 강남권 학부모들 ‘주목’
84㎡타입 평당 분양가 4750만 원…옵션 포함 17억 원 중반대 형성


래미안 라클래시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 내부(사진=신준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신준혁 기자] "강남 학군과 교통 등 좋은 주거여건을 갖추고 있고 가격도 인근 시세에 비하면 합리적이다. 다만 실제 내부가 좁고 안방 옆 실외기실 등 불필요한 공간이 많아 충분히 살펴보면서 청약할 생각이다"(동작구 30대 신혼부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20일 10여 년 만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선보이는 ‘래미안 라클래시’ 견본주택을 열었다.

이날 견본주택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 4층에 마련됐다. 래미안 갤러리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 브랜드 ‘래미안’의 상품과 주거공간을 홍보하는 주택전시관이다. 이곳은 도심과 다소 떨어져 있지만 아침부터 방문객 200여 명이 몰리며 대기줄을 형성했다. 견본주택에는 84A 71C타입이 전시됐다. 특히 84A타입은 내부에서도 방문객이 몰리면서 30분 이상 대기 시간이 소요됐다.

래미안 라클래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19-1, 4 일원에 위치한 상아아파트2차 재건축 사업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7개 동 총 67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일반공급 물량은 112가구다. 일반분양 가구수는 전용면적 71㎡ △A타입 17가구 △B타입 18가구 △C타입 8가구와 전용면적 84㎡ △A타입 26가구 △84㎡ B타입 23가구 △84㎡ C타입 20가구다.

이날 방문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실제 평형이 평면도보다 좁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강남구에서 온 A씨는 "71타입은 주방이 작은 느낌이고 84타입은 수납 여유공간이 부족해 보인다"며 "전시된 가구도 대부분 작은 사이즈다. 실제 가구와 물건을 넣으면 3인 가구가 간신히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신혼부부 B씨는 "지난번 개포자이 청약에 당첨되지 않았지만 강남권으로 이사하기 위해 다른 단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로또 단지라는 말에 기대를 많이 했지만 내부는 썩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84타입이 71타입보다 더 좁게 느껴지는 구조였고 안방 바로 옆 실외기실 공간 등 불필요한 공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물량도 부족하고 10월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 받기 더 어려워질 것 같아 청약은 시도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분양 관계자는 "견본주택에는 현관 중문이나 안방 붙박이장 등 유상 옵션이 설치돼 있어 다소 좁다고 느낄 수 있지만 견본주택은 하나의 예시일 뿐 입주민이 얼마든지 가구 배치와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래미안 라클래시를 두고 ‘최소 5억 로또 아파트’라고 평가하며 최대 청약 경쟁률을 갱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단지의 3.3㎡ 당 평균 분양가는 4750만 원으로 주방가구, 욕실마감재 업그레이드, 붙박이장 등 유상 옵션이 더해지면 평당 5000만 원에 육박하지만 인근 단지와 비교하면 오히려 낮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준공한 인근 ‘삼성 센트럴 아이파크’의 전용면적 84㎡ 타입은 지난 7월 22억 7000만 원에 거래됐다. 2008년 입주한 힐스테이트 1차의 같은 타입은 이달 20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래미안 라클래시의 전 타입 분양가는 9억 원을 초과해 중도금(분양가의 60%) 대출이 지원되지 않는다. 사실상 청약 지원자는 분양가 20%인 계약금과 중도금 등 전체 비용 80%를 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이번 분양에서 별도의 중도금 대출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강남에 거주 중인 C씨는 "래미안 라클래시는 현금 보유자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수 억원 시세를 남길 수 있지만 당첨되려면 현금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무주택자가 청약 가점 60점을 넘겨야 하니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방문객들은 단지의 장점을 학군으로 꼽았다. 단지는 경기고를 비롯해 언북초, 언주중, 영동고, 진선여고 등 강남권 우수 학군과 인접하고 대치동 학원가도 가깝다. 세부 학군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언북초나 영동고등학교가 배정될 경우 도보로 왕복 6차선인 학동로를 지나야 한다. 삼릉초나 언주중은 큰 차로를 건너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실제 가족 단위 방문객을 비롯해 학부모들끼리 방문한 경우도 많았다. 지인과 함께 방문한 C씨는 "단지는 교통여건도 좋지만 학군이 최대 장점이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친구 관계를 형성시켜 함께 진학시키려고 노력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자녀의 교육여건을 신경 쓰는 학부모들이 많이 지원할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물산은 24일 1순위(해당 지역) 접수를 진행하고 다음달 2일 당첨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당계약 기간은 다음달 15∼17일로 계약금은 2회에 걸쳐 분납할 수 있다. 아파트 입주는 2021년 9월 예정이다.

한편 래미안 라클래시는 지난 6월 한국주택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 기준 강화조치로 후분양제를 고려했다가 선분양으로 전환해 분양보증을 통과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처럼 분양 계획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선분양 방식과 분양 시점을 정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래미안 라클래시 투시도(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래미안 라클래시 위치도(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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