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1천만대 시대…글로벌 미세먼지 재난에 한국만 역행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23 14:37

설훈 의원, 글로벌 ‘경유차 퇴출’ 움직임 불구 ‘경유차 잡지 못한 대한민국’ 지적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글로벌 ‘경유차 퇴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만 역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미세먼지 재난에도 불구하고 경유차 1000만대 시대를 맞았다"며 "경유차 퇴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설훈 의원에 따르면 수도권의 미세먼지 배출기여도 1위인 경유차는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입증한 1급 발암물질인 배출가스를 국민들의 호흡기 바로 옆에서 뿜어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월 기준 국내 경유차 등록대수는 사상 처음으로 1000만대를 돌파했다. 미세먼지 재난사태인 대한민국에서 2350만대의 차량 중에 경유차가 42%를 차지하게 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지적이다. 8월 기준 국내 등록차량은 총 2354만대로 휘발유 1128만대, 경유 1000만대, LPG 202만대, 전기 7만8000대 수준이다.

지난 2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으로 환경부는 노후경유차 퇴출을 위해 올해 조기폐차 예산을 40만대 규모의 3618억원까지 확대 편성했다. 경유차 운행 규제 및 등록차량을 감소하기 위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유차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 특단의 대책을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경유차는 지난 2015년 폭스바겐 임의조작 사건에서 최신 기준의 경유차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도로 주행에서는 미세먼지의 2차 생성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기준대비 8~35배 초과 배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노후경유차 관리도 중요하지만 경유차의 신규 등록을 줄일 수 있는 규제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유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경유차 퇴출 선언 및 상시 경유차 도심 진입제한 정책이라는 강력한 규제를 통해 경유차 신규 등록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유럽 국가의 경유차 신차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약 18% 감소했다. 특히 경유차 주요 생산국인 독일에서도 경유차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대비 17%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일본에서는 2000년부터 ‘NO경유차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 경유차의 등록비중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로 인해 가장 고통 받고 있는 나라이지만 경유차에 대한 규제강도는 높지 않아 국민들의 경유차 선호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설훈 의원은 "정부는 경유차 1000만 시대를 맞아 이제라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다시금 미세먼지 고농도 시즌이 찾아온 이후에 발표하는 정책은 국민들의 비판을 면하길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에 대한 일환으로 올해 상반기에 발표 예정이던 ‘경유차 감축로드맵’을 하루 빨리 발표하고, 경유차의 퇴출시점을 명확히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이면서 대안이 부족한 경유화물차에 대해서는 친환경 화물차로의 중장기R&D 및 전환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설훈 의원은 "국민들이 ‘내가 운전하는 경유차가 내 가족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인식수준이 돼야만 현재의 경유차 선호현상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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