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년 연속 대북 유화메시지..."北잠재력 위해 비핵화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25 07:42

35분간 연설 중 北간단히 언급...中·이란 향해서는 강경발언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엄청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자극적인 언급은 피하고 중국, 이란 등에 대해서는 강온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란과 마찬가지로 그의 나라도 엄청난 손대지 않은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이의 실현을 위해서 "북한은 비핵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언급은 약 35분간의 연설 중반 부분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를 언급한 뒤 "미국은 어느 누구든지 전쟁을 할 수는 있지만 가장 용기 있는 자들만이 평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안다"며 "같은 이유로 우리는 한반도에서 대담한 외교를 추구해왔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향한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과 달리 이날 북한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언급했다. 북한 관련 직접적인 언급은 이것이 사실상 전부였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총회장 뒤쪽 좌석에 앉아 진중한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다. 
   
북한은 올해 유엔총회에는 평양에서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는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3년 연속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북미가 실무협상 재개를 놓고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유엔총회에 리 외무상이 불참한 것은 미국의 양보를 압박하는 북측의 협상 전략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래는 글로벌리스트(globalist)의 것이 아니고, 애국자(patriot)의 것이고, 주권과 독립적인 국가의 것"이라면서 국제협력과 다자외교의 대표적 무대인 유엔에서 글로벌리즘보다는 애국주의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표 슬로건인 미국 우선주의를 시사하며 "글로벌리즘이 과거 지도자들에게 종교적인 힘을 행사해 자신들의 국가이익을 무시하게 했다. 미국에 관한 한 그런 시절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리즘을 배격하고 '국가주의'(nationalism)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고 평가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뚜렷한 국가주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글로벌리스트를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지적하면서 "중국의 행동에 눈을 감아왔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를 공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 피격으로 긴장이 격화된 이란에 대해 한층 강한 메시지를 보내며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바라건대 양국에 호혜적인 무역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민을 위해 '나쁜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른 나라와 충돌을 추구하지 않으며 평화와 협력, 상호 이익을 원한다"면서도 "나는 기필코 미국의 이해를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에 대해서도 최근 사우디 원유시설 피격과 관련, "이란의 최근 공격"이라며 이란의 책임을 거론하면서 "모든 국가는 행동할 의무가 있다. 책임있는 정부는 이란의 유혈 충동을 보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날 미국의 우방 가운데 많은 나라는 한때 우리의 가장 큰 적들이었다"면서 "미국은 '영원한 적'을 결코 믿지 않는다. 우리는 적성국이 아닌 파트너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례에 따라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브라질 대통령에 이어 유엔 소재국 정상으로서 두 번째로 연설했다.
    
미측 인사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 보좌관 등이 총회장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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