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지수 8월부터 주의단계…리스크 커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9.26 11:34

2016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

금융안정지수

▲사진=한국은행.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국내 경기가 둔화하며 금융안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26일 한국은행이 진단했다. 금융안정지수는 8월 들어 주의단계에 들어갔다.

금융안정지수는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파악하고자 만든 지표로, 한은이 실물경제와 금융 관련 20개 지표를 반영해 매달 산출한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금융안정 상황(2019년 9월) 보고서에서 "대외여건 악화, 국내 경기둔화 등으로 최근 들어 금융안정 관련 리스크가 증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지수는 올해 3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들어 주의단계(8∼22)에 해당하는 8.3을 기록했다. 금융안정지수가 주의단계에 진입한 것은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2016년 2월(11.0) 후 3년 6개월 만이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 자산시장에서의 불확실성 증대가 주로 영향을 미쳤다"며 금융안정지수 상승 배경을 분석했다. 이어 "위험 증대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은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예상치 못한 충격 발생에 대비해 조기경보 활동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는 2분기 말 기준 155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나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2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은 2004년 4분기말 4.1%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오른 159.1%(한은 추정치 기준)로, 부채 증가속도가 소득 증가속도보다 여전히 높았다.

고신용 차주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70.8%에서 2분기 말 73.9%로 상승했다. 반면 취약차주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6.0%에서 5.9%로 하락했다.

비수도권 가계부채 건전성은 2017년부터 점차 떨어졌다. 한은이 비수도권 가계부채 현황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체 가계대출 중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말 39.4%에서 올해 2분기 말 43.5%로 상승했다.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수도권보다 더 빨랐다는 의미다.

한은은 비수도권의 가계대출 연체대출 비중이 2017년 말 2.5%에서 올해 2분기 말 3.1%로 상승한 가운데 특히 취약차주 연체대출 비중이 2016년 말 20.5%에서 2분기 말 27.7%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비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연체 비중은 2017년 말 1.6%에서 올해 2분기 말 2.1%로 상승했고, 경매에 나온 주택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아직은 주택가격 하락과 가계부채 건전성 저하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지방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방 가계부채 구조와 차주의 상환능력이 수도권에 비해 취약한 만큼 지방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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