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결렬' 이후 트럼프 침묵모드...대북정책 '기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0.08 07:5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에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것과 관련해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어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탄핵 정국을 돌파하고 올해 말까지 대선을 위한 대북 성과 창출이 시급한 만큼 북한의 궤도 이탈을 막기 위한 상황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5일 '스톡홀름 노딜' 이후 아직 트윗 등을 통한 공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0일 북한이 '눈엣가시'로 여겨오던 '슈퍼 매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뒤 '새로운 방법론'을 언급하는 등 대북 유화 메시지를 발신했던 점과 대조적이다.
    
지난 6월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 이후 어렵사리 재개된 실무협상이 결렬돼 비핵화 협상이 다시 중대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즉각적 대응을 자제한 채 일단 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미국이 빈손으로 나왔다'며 결렬을 선언하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거듭 압박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대북 전략 등을 고심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6월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 이후 어렵사리 재개된 실무협상이 결렬돼 비핵화 협상이 다시 중대기로에 놓인 만큼 즉각적으로 반응을 내놨다가는 애써 성사시킨 '대화' 국면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점을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회담 결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최대 외교 치적으로 꼽아온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 원점회귀 가능성까지 내비치는가 하면 '끔찍한 사변'이라는 표현까지 꺼내 들며 대미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미 국무부가 협상 결렬 후 발표한 성명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들'이라는 표현을 쓴 대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등 미 실무협상팀은 상응 조치 등의 측면에서 보다 유연한 카드를 테이블에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새 방법론'은 북한의 '새 계산법' 눈높이를 맞추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실무협상 재개의 모멘텀을 살려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등 손에 잡히는 대북 성과를 조기에 마련하고 재선 가도를 다지려는 복안이었지만, 이번 결렬로 이같은 계획도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대북 강경론보다는 친서 교환 등을 통한 김 위원장과의 '톱다운 외교'를 통해 국면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의미를 축소해온 데 이어 지난 2일(한국시간) 이뤄진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해서도 "지켜보자"며 반응을 자제했던 만큼 단시간에 대북 강경론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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