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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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공장의 조립 라인 모습.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573번째 한글날을 맞은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 차량들의 이름에 한글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이름을 짓는 과정에서 대부분 외국어를 쓰거나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쌍용차 ‘무쏘’와 대우차 ‘누비라’, 삼성차 ‘야무진’ 이후로 완성차 제조사들은 차 이름에 한글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각 모델별로 특징을 살리는 이름을 채택하고 있다. 아반떼는 스페인어로 ‘발전’ 또는 ‘전진’을 뜻한다. 쏘나타는 4악장 형식의 악곡에서 이름을 따왔다. 싼타페(뉴멕시코), 코나(하와이), 투싼(애리조나) 등은 미국의 휴양지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다.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비슷하다. 한국지엠은 글로벌 브랜드인 쉐보레 차량을 생산하거나 수입·판매하는 만큼 현지명을 그대로 쓴다. 말리부, 콜로라도, 임팔라 등은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차량이다. 쌍용차도 티볼리 등은 유명 휴양지와 같은 이름을 썼고, 코란도(Korean can do, 한국인은 할 수 있다)처럼 의미를 부여한 경우도 있다.

르노삼성은 ‘알파뉴메릭’ 방식으로 차량 이름을 정한다. 승용차는 ‘SM’,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QM’이라는 알파벳이 앞에 붙는다. 이후 차급별로 3, 5, 7 등 숫자를 부여해 고객들이 차량의 특성을 쉽게 알아챌 수 있도록 했다. 이는 BMW, 아우디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널리 활용하는 작명법이다.

기아차도 세단 라인업에 르노삼성과 같은 알파뉴메릭 방식을 적용했다. ‘K’라는 이니셜 뒤에 3, 5, 7, 9 등 숫자를 붙인 것이다. 준중형차(K3), 중형차(K5), 준대형차(K7), 대형차(K9) 등 차급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아차 SUV 라인업인 쏘렌토와 모하비는 각각 이탈리아와 미국의 특정 지명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스포티지는 스포츠(sports), 대중(mass), 명품(prestige)의 합성어다.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영어 등 외국어를 선호하는 현상이 자연스럽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반떼 등 주요 차종이 해외에서는 전용 차명(엘란트라)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내수용 이름’은 한글로 정해도 되지 않냐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기업들이 신차의 이름을 정할 때는 수년간 심혈을 기울인다"며 "한글을 차명 후보군에 올리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알려진 만큼 우리말 이름의 자동차도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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