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SK해운, 국가핵심기술 무단 해외유출…산업부, 원상복구 행정명령 그쳐

315장 중 219장 유출…정은혜 의원, "감사원 감사 청구한다" 입장 밝혀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한국형 화물창 KC-1의 설계도면 무단 해외유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정은혜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SK해운 황의균 사장은 지난 15일 한국가스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KC-1의 도면을 프랑스 프란시피아와 영국 ICE 에 유출했으며, 산업부에 도면 반출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민간회사가 산업부 허가 없이 무단으로 국가핵심기술을 해외에 유출했다는 것이다. KC-1 전체도면 315장 중 219장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KC-1 도면을 반출한 프란시피아라는 회사는 전 세계 화물창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GTT사의 용역회사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KC-1 화물창 설계도면을 산업부 승인 없이 해외로 반출한 SK해운의 행위는 명백한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 위반이라는 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정 의원측은 SK해운의 국가핵심기술 유출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기술보호법 제14조(산업기술의 유출 및 침해행위 금지)에서는 ▲절취, 기망, 협박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대상기관의 산업기술을 취득하는 행위 ▲그 취득한 산업기술을 사용하거나 공개(비밀을 유지하면서 특정인에게 알리는 것을 포함)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하고 있다. 만약 이에 위반되는 행위를 했을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15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산업부의 후속조처다.

산업부는 SK해운의 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에 대해 4월 신고접수를 받고 7월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고발 없이 지난 8월 SK해운측에 ‘원상복구조치’를 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창은 LNG선박의 핵심기술임에도 프랑스 GTT사가 거의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우리나라 대형 조선3사의 경우도 세계 LNG선박을 싹쓸이 수주하다시피 하지만 선박 한 척당 110억원(선가의 5%) 가량의 기술 로열티를 GTT사에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까지 국내 조선사가 GTT사에 지급한 기술 로열티만도 3조원이 넘는 규모다. LNG선박 한척을 건조하면 약 10%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그 절반인 5%를 로열티로 해외에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열티뿐만 아니라 설계비와 감리비는 별도로 지불하고 있어 국내 조선사가 열심히 배를 만들어도 돈은 프랑스 회사가 다 챙겨가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국내에서 개발한 한국형 화물창이 바로 KC-1이다. 한국가스공사는 국가 R&D과제로 총 197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KC-1이라는 국산 화물창을 11년의 연구 끝에 개발했다.

정은혜 의원은 "최근 일본과의 수출분쟁으로 부품 소재의 국산화 개발이 우리 경제의 화두가 되고 있는 이 시기에 산업부가 국가핵심기술 유출을 너무 가볍게 다루고 있다"면서, "어렵게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으면 누가 기술개발에 나서겠냐"고 질타했다.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