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자동차·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와 재계는 이에 따른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직접 미국을 찾은 민관 관계자들이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답변을 연이어 받고 있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관세 리스크’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 재무부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대화를 나눴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한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이 제외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므누신 장관은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켈리 앤 쇼 대통령 국제경제보좌관 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을 만났다. 김 회장 역시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등 우호적 무역투자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도 앞서 11일 미국 행정부 등에 한국차 관세 면제를 적극 요청했으며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해왔다. 허 회장은 워싱턴DC에서 미국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제31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 반응이) "제가 느끼기에는 긍정적 답변으로 얘기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허 회장은 "미국 국무부와 상무부 등 여러 미팅을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에서 한국의 (자동차 관세) 면제를 적극 요청했다"며 "최근의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를 위해 굳건한 한미간 동맹과 한미일 협력 필요성을 적극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민관이 ‘총력전’을 벌이는 것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 ‘관세 리스크’에 노출되면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무기로 삼고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산 차량 및 부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보고서 검토 기간이 종료되는 5월 18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다.

다만 마감 시한 전날인 5월 17일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포고문에서 관세부과 결정을 180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차례 유예된 조치 결정 시한은 다음달 13일이다.

미국은 이미 해당 조항을 이용해 철강 산업에 진입장벽을 세워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3월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국은 협상을 통해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대신 관세에 대한 국가 면제를 받았다.

미국 내 제조업 수입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 안팎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품과 합산하면 그 비중이 10%를 넘어선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의 경우 현지 생산 비중이 50% 안팎이다. 토요타, 혼다 등 경쟁 업체 대비 높지 않은 편이다. 혼다의 경우 현지 생산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특히 기아차는 최근 북미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했다. 한국산 자동차 뿐 아니라 멕시코 제품에 관세가 붙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하는 셈이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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